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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 피트 런

thinknew 2017. 3. 6. 17:27



경제학이나 경제학자들이 경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원성을 들은지는 한참된다. 그런데도 경제학은 여전히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 이유는 국가든 가계든 경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하고, 그런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불완전하지만 경제학에서 만들어 놓은 경제 모델이기 때문이다. 경제학도가 아니더라도 수요와 공급, 일물일가의 법칙 등은 알고 있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이 행동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의 경제 모델의 기본 가정이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지적은 타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경제학은 여전히 변방의 학문 취급을 받고 있다. 그 이유도 불완전한 주류 경제학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유와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 행동경제학에는 아직 경제 예측을 위한 모델이 없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에서 경제 모델을 제시할 수 있고, 그것이 주류 경제학을 대체할 것이라는 대담한 주장을 펼치는 책이 나왔다. 바로 다음에 요약을 올릴 책이다.



저자는 행동경제학자이다. 그러니 당연히 주류 경제학의 비판으로 글을 시작한다.
"사람들은 경제 행위에 대해서는 자신과 관련이 있고 흥미롭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경제학자는 사람들의 경제 행위에 대해 말하는 법이 거의 없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행동경제학 분야가 이해하기 어렵고 짜증나는 전문용어에 오염된 것으로 유명한 학문의 하위 학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통경제학의 전제가 틀렸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전통 경제학은 사람을 마치 이기적이고 독립적인 계산기처럼 취급한다. 한편 행동경제학은 사람이 현실에서 이기적이고 독립적인 계산 기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히는 일에 바쁘다. 우리는 그러한 기준에도 못 미치는 행동을 할 때가 많다. 행동경제학의 관찰 결과는 전통 이론의 오류를 증명한다. 이제 남은 질문은 '얼마나 틀린가?'이다."


그리고 전통경제학이 틀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설명한다.
"경제학이란 사회가 어떻게 자원을 분배하는지 (또는 어떻게 분배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학문이다. 한마디로 '누가 무엇을 얻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경제학의 목표다. 경제학의 중심 개념은 소유와 교환이다. 즉 누가 자원을 소유하고 자원을 어떻게 획득하는지의 문제다."
"그러나 이 희망에 찬 관점은 '누가 무엇을 얻는가?'에서 '무엇'이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지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급속히 변한다. '무엇'의 가장 뚜렷한 예는 인공산과 자연산을 아우른 모든 종류의 물품이다. 그러나 물품은 '무엇' 의 이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인류는 항상 '자원'을 생산, 공유, 교환한다. '자원'에는 적어도 일, 시간, 보호, 아이디어, 피난처, 약속, 액세스, 리스크, 기술, 지식, 권리, 교통, 경험, 잠재성, 공간, 데이터, 책임 등이 포함된다. 벌써부터 경제학의 순수하고 푸른 새싹은 다종다양한 식물들이 함께 얽혀 자라는 화단처럼 지저분해 보이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누가 무엇을 얻는가?'에서 '누구'를 생각해야 한다. '누구는 인간이다. 성격, 가족, 종교, 언어, 가치관, 한계, 신념, 정체성, 능력이 다양한 수십억의 인간은 복잡하고 변화하는 집단, 문화, 네트워크, 지배 체제, 국가로 조직되고, 고유의 역사, 기후, 지리, 법, 지도자를 갖는다. 이제 당면한 과제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거대하고 진화하며 상호 연결된 다종다양한 인간에 변화하고 미묘하며 막대한 자원을 합쳐놓으니, 경제학은 마치 빽빽하게 뒤엉킨 채 끝없이 뻗어 있는 덤불숲과 같다."

저자는 전통경제학의 오류를 6가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경제학의 거짓말 1 인간은 무조건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현실의 사람들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다양한 거래에서 사람들은 똑같은 물건이라도 앞으로 얻을 이득보다 자신의 소유물에 두 배가량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행동경제학은 이 결과를 '보유효과Endowment Effect'라고 부른다. 우리는 자신의 소유물에 본능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려고 한다.
경제학의 거짓말 2 세상은 예측 가능하다.
수세대에 걸쳐 인류가 직면해온 문제는 수량화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라 수량화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었다. 불확실성 앞에서 수리적 문제해결 능력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학의 거짓말 3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기심만이 유일한 동기로 여겨지는 …… 여기에는 세가지 경제 본능이 포함된다. 이런 본능은 모두 실험을 통해 모두 충분히 입증되었으며 현실 경제에서 자주 관찰된다. 공정한 몫, 경제적 협력, 집단 정체성과 관련된 본능이다.
경제학 거짓말 4 아무리 광고해도 소용없다.
마케팅 전문가는 경제 본능을 조사하고 이에 호소한다. 이런 본능에는 이기심, 사회적 지위에 대한 관심, 익숙함에 대한 편향, 강한 집단 소속의 의지, 전체를 위한 최선의 결과 및 공정한 배분을 지지하는 이타적 욕구, 호감 가는 상대와 거래하려는 성향까지 포함된다.
경제학의 거짓말 5 조직은 합리적이다.
수많은 세대에 걸쳐 부족의 멀고 가까운 친척들 사이에 발생한 사회적 교환을 통해 인류는 호의를 매우 효과적으로 주고받는 법을 터득하였고, 결국 완전히 모르는 집단과도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게 되었다. 거대한 조직 구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호의를 주고받는 우리의 능력이 가장 인상적이고 독특하게 발휘된 형태다.
경제학의 거짓말 6 기업의 목표는 이윤 극대화이다.
이미 살펴보았듯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혁신하는 기업이다. …… 전통 경제학에 따르면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이것은 불확실한 기업 환경을 간과한 전제이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이윤 극대화 목표는 형편없는 전략일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신경과학은 인류의 본능을 관찰함에 있어, 본능이 작용하는 환경을 조사한 다음 왜 그 본능이 유리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대를 이어 생존에 기여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려 한다. 연구자들은 경제 행위가 인류의 진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믿고, 유리한 경제적 형질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심리학이 과학적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과학적 실증에는 대개 장비와 실험실이 필요하다. 경제학의 경우, 실험실은 바로 우리의 경제생활이다."
"여러분이 앞으로 읽게 될 관찰 결과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알고 보니 우리는 강하고 믿을 만한 경제적 본능을 갖고 있었다. 전통 경제학에서는 이 본능을 무시해왔지만, 사실 이 본능은 경제적 의사결정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이다."


저자가 행동경제학의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 모델을 아직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대안이 전통경제학을 대체해야 함은 강조한다.
"좋은 연구 프로그램은 문제성 있는 관찰 결과에 대한 설명을 찾는 동시에 새롭고 놀라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표준 경제학의 견고한 핵은 경쟁균형 모델의 전제로 구성된다. 경제는 이기적이고 독립적이며 합리적인 개인,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과 임금이 조정되는 시장,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 구성된다는 전제이다. 라카토슈는 이러한 현 상황을 평가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핵심 통찰을 제시한다. 첫째, 매우 똑똑한 경제학자들이 표준 경제학의 핵심 명제를 믿고 능숙하게 옹호한다는 사실이 표준 경제학이 좋은 과학이라는 증거는 아니며, 둘째 만약 흥미롭고 새로운 발견을 예측하는 일보다 골치아픈 관찰 결과로 부터 핵심 명제를 보호하는 일에 더 많은 능력을 사용한다면, 그 핵심 명제는 변화될 필요가 있다."
"진보하는 건강한 과학은 이론과 증거의 지속적인 비교를 필요로 한다. 건강한 과학은 핵심 이론에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맹목적인 헌신을 경계하고 새로운 이론의 기반이 될 대안 명제를 찾는다."
"이론과 관찰의 상호작용은 좋은 과학의 본질이다. 이것이 과학적 지식과 진리를 이어 주는 고리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는다.
"경제학은 정치적이다. 경제학은 정책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알려준다."
"시장은 결정론적이고 효율적인 분배 기계가 아니다. 시장은 신뢰, 공통 정체성, 정보의 가용성, 공정한 가격에 대한 인식, 가치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움직인다."
"궁극적으로 경제 본능에 대한 지식에서 어떠한 정치적 결론을 이끌어내느냐의 문제는 개인의 정치적 관점에 달려 있다. 사물의 작용 원리를 안다고 해서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 원리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갖게 되면 견해가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참으로 홍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행동경제학이 전통경제학의 오류는 명확하게 밝혔지만 표준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진 못했다. 저자도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다른 행동경제학자들과 다를 바 없지만, 행동경제학을 근거로 한 경제 모델이 나와야 하고, 그럴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경제학의 문제점과 행동경제학이 이후 제시할 모델의 가능성을 분명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 책은 강력 추천 목록에서도 앞자리에 올려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