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것을 믿으며 산다. 심지어 수학조차도 출발은 믿음이다. 기하학에 '평행선 공리'라는 것이 있다. '평행선은 영원히 만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아무도 평행선 끝까지 가 볼 수 없으니 그것을 직접 증명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인정하는 것, 그것을 '공리'라고 한다. 그래서 '평행선은 끝에 가면 만난다'라는 공리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런 공리를 바탕으로 한 기하학을 '비유클리트 기하학'이라고 한다. 수학과 과학은 그런 공리에서 출발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반증을 통해 그것이 객관적임을 증명해 낸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믿는다. 하지만 모든 믿음이 이렇게 형성된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결코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빙자하여 어떤 것을 믿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