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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국은 예산 절감이다

thinknew 2018. 6. 21. 09:03


트럼프는 사드 배치가 문제될 때부터 그걸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주한 미군 주둔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북미 회담의 패 중의 하나로 꺼내든 한미 연합훈련 중단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임을 아무렇지도 않게 언론에 공표했다.

'자칭 보수'들은 그동안 안보에 관한 한 '만에 하나'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떠들어댔다. 그 가능성이라는 게 '북한의 침략에 의한 남한의 공산주의화'였다. 자신들도 그것을 진짜로 믿지는 않았다. 오직 정치적 반대파들을 탄압할 때의 빌미로 그것을 활용했을 뿐이다.

그 '자칭 보수'들이 짜놓은 프레임에 의해, 오직 안보의 관점에서만 접근이 가능했던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국내 언론에서도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988483 


"미국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 불만을 제기해온 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을 줄이게 돼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늦출 수 밖에 없게 됐다.따라서 우리 정부로서는 방위비 분담금 부담을 다소나마 덜 것으로 관측된다."

'의도치 않은 결과의 역설'이긴 하지만, 트럼프가 남한에서의 색깔론의 퇴조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자칭 보수'들이 '우리를 지켜주어야 한다'고 애면글면 매달린 미국의 대통령이 '그건 비용 문제'라고 해버렸으니 '자칭 보수'들은 졸지에 자신들의 주장의 논거를 상실해 버렸다.

이게 왜 트럼프의 기여인가 하면, 미국 민주당 공화당 할 것없이 주류 정치인들은 결코 트럼프 식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색인종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어 존경받는 대통령 중의 한명으로 자리매김한 오바마조차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은 모색했지만 주한 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임기 내내 거론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도 '천안함은 북한의 피격에 의한 폭침'이라고 공식 발표하고, 뒤로는 '한반도 문제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만 하면 된다'고 했다.

'자칭 보수'들도 안보 위협을 진짜로 믿지는 않았다는 것은, 지방 선거 패배 후 김성태가 곧바로 '냉전적 사고에서의 탈피'를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들의 주장대로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안보 문제라면 선거에 졌다고 그걸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자한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은 일제히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잘한 일'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제야 비로소 색깔론이라는 음습한 이념의 굴레를 벗고, 한반도 문제를 이치에 닿게 논의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졌다. 참여정부 때 이미 체험한 것이지만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건 남북한이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