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달 전에 '인공지능과 바둑'[http://thinknew.tistory.com/entry/인공지능과-바둑]이라는 글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세계 최강 이세돌의 세기의 대국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알파고가 이길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 첫 대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겼다. 내 예언이야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이 결과가 주는 의미는 심각하다.
나는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지만 알파고가 이길 것이라고 보았다. 그 전에 체스에서도 IBM의 딥블루라는 인공지능이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을 때 처음에는 졌지만 빠른 시간 안에 인간을 따라잡았다. 이번의 알파고는 딥블루와는 좀 다른 시스템으로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에 보다 더 근접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에서 프로 기사들이 양성되는 과정을 보면 직접 대국과 기보 연구가 다이다. 부분적으로 보았을 때 어떤 착수가 최선인지를 알게 하는 것을 정석이라고 한다. 프로 기사가 되려면 우선 정석을 잘 알아야 하겠지만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정석을 바탕으로 '제일감'이라고 하는 직관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 직관이 고수를 만들어 낸다. 문제는 알파고도 학습을 통해 이 직관을 습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구글의 언급에 의하면 시스템에 공급되는 컴퓨터의 용량이 한달에 백만판을 소화하는 정도였단다. 그래서 유럽 챔피언인 판후이 2단을 이기고 이세돌과 대국을 하기 까지 5달 정도 시간이 있었으니 단순 계산해도 5백만 판의 기보를 소화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겨버렸다.
앞서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해 갈 것이다. 물론 그런 미래에 미리 겁을 집어 먹을 필요는 없다. 과거가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는 건 아니긴 하지만 기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사람들이 느낀 공포심도 결국은 극복했으니 인공지능이 도입된 세상도 결국은 극복하지 않을까 싶다. (극복 안돼도 달리 도리가 없긴 하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이제 '인문학은 과학과 별개'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버릴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전문가 시스템이 여러 분야에 도입되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고 딥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을 이겼다고 해도 결국은 컴퓨터는 인간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본 것이 약한 인공지능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지였다. 그런데 이번 알파고의 승리는 약한 인공지능이 틀렸고 강한 인공지능이 옳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 획기적인 사건이다. 따라서 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젊은 친구들이라면, 인공지능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과학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p.s. 인공지능에 대한 설명에서 오류가 있어 그 부분을 수정(파란색 처리가 된 부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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