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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이재명 지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리고 언론 자유

thinknew 2018. 8. 26. 09:49

치명적 실수


세상에는 대중들에 의해 선출되지 않았으면서도 정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집단이 둘 있다. 하나는 종교 집단이고, 다른 하나는 언론이다. 이 두 집단은 대중으로부터 직접 선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의 존재의 당위성을 '절대적 관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종교가 의존하는 것은 '신' 아니면 '해탈의 경지'일 것이고, 언론이 의존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이다. '국민의 알 권리'라고 달리 표현되기도 한다.

어떤 집단이나 관념이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훨씬 더 컷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오직 순기능 만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절대화한다. 종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언론도 분명히 순기능이 더 많다. 그건 언론 전체를 통털어서 이야기할 때이고, 개별 언론으로 들어가면 역기능이 더 우세한 것들도 허다하다. '사회적 흉기'라고 해야 마땅할 것들도 많다. 문제는 이들도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언론의 자유'를 내세운다는 것이다.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을 방송했다. 그 방송의 문제점이 여럿 드러났다. 그래서 이재명 지사가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을 고소했다. 그랬더니 피고소인 입장인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내세운 것도 '언론의 자유'였다. 이건 문제있다. 다음 기사를 보자.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4229


"이재명 경기도지사측이 ‘조폭연루설’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제작진 등 4명을 지난 13일 고발했다. 자신이 조폭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는 취지다. 방송의 허위 여부는 법원의 몫이 됐다."
"지난 16일자 SBS PD협회 성명을 보면 PD들은 지금도 이 지사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앞서 그알 제작진도 이 지사의 태도를 지적했고, 방송에서 이 지사가 ‘위쪽’에 전화했다는 발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PD연합회는 지난 23일 이 지사에게 고발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두 단체 모두 주장의 근거로 ‘언론 자유’를 거론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라는 프로그램은 탐사 보도 전문 프로그램으로, SBS가 상업 방송이어서 대중들이 공정성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러 주목할 만한 보도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알' 팀이 하는 이야기가 전부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재명 지사는 그 보도가 부당함을 주장할 권리가 있고, 또 고소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피고소인의 입장인 '그알' 팀은 자신들의 보도가 정당했다는 것을 주장할 수는 있어도, 언론을 고소하는 이재명 지사의 태도를 문제삼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보도를 하느냐 마느냐는 '언론의 자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법적 다툼으로 나아갔으면 법적 정당성을 주장할 일이다.

탐사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나 기자들은 고소, 고발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그 전에도 무수히 많은 탐사 보도들이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그래서 그런 팀들은 법률 자문단을 반드시 두게 마련이다. SBS에도 '그알' 전담이 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법률 자문'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자문을 거쳤다면 당연히 법적 대응을 할 일이고, 자문을 거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그알' 팀에게 있는 것이지 그걸 문제삼은 이재명 지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신문, 방송 할 것없이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는 왜곡과 거짓 보도를 일쌈는, '사회적 흉기'라 해야 마땅할 찌라시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는 작금의 언론 환경 하에서, 자신들의 보도가 이미 법적 분쟁 단계에 들어간 상태인데도 '언론의 자유'를 내세우며 '고발 철회'를 요구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처지가 궁색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위의 기사가 이야기하다 시피 '언론의 자유'란 '언론의 책임'이 같이 있을 때나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