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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여성 혐오 논란의 탁현민 행정관을 보는 두 시선

thinknew 2017. 7. 13. 08:51


10년 전에 발간한 책에서 여성 혐오 시각을 보였다고 비판받아 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해임 요구가 있었다. 여론의 관심도는 크지 않지만 기사거리를 찾아 헤매는 기자들에게는 좋은 소재가 될 만하다. 이 사안에는 여러 층의 논란 거리가 있다. 치기 어린 젊은 시절의 생각을 10여년이 지난 지금 단죄할 수 있느냐의 문제, 10년 전에 여성 혐오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이후의 반성적 행동이 아무런 의미가 없느냐의 문제, 의전비서관이라 하더라도 한 때 여성 혐오 관념을 가졌다면 적어도 양성 평등을 지향하는 정부에서 일해서는 안되다는 지적의 문제 등, 그 중 하나만으로도 논란이 되기에 충분한 사안이기는 하다. 뉴스 비평하는 포스트에서 그것들을 다룰 수 없음은 물론이다. 아무튼 그 사안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분석을 담은 기사가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나왔다. 그러니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802605.html 

"여성을 비하하고 성매매를 찬양하는 저술로 여성단체와 정치권의 사퇴 압력에 시달려온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청와대가 이르면 이번주 안에 경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2일 탁 행정관의 거취를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다. 장관 임명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겨레는 '경질'로 제목을 뽑았다. 그런데 기사 내용에는 경질을 시사하는 내용이 없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다'라는 것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말을 들은 기자가 '결론'이 '경질'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튼 저 말 만으로 '경질'을 유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니 기자의 희망사항이 섞여 있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정반대의 제목을 뽑은 노컷뉴스의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814447 

"청와대가 10년 전 출간한 책 등에 왜곡된 '성 인식' 등을 보여 논란을 빚었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유임시키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탁 선임행정관의 능력을 인정하고 10년 전 일 때문에 해임하는 것이 과하다는 지적을 수용하더라도 정권 초부터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인사를 계속 안고 가는 것이 맞느냐"며 "해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도 기사 내용에는 '유임'을 단정짖게 하는 것이 없다. 기자가 취재원으로 부터 듣고 나름대로 판단한 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 기사는 청와대 내에 경질을 주장하는 기류가 있음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중립적인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드러난다. '진실 만을 전달해야 한다'는 언론의 사명을 생각해 볼 때 기자의 주관적 희망 사항을 저렇게 기사화시켜도 괜찮은가 이다. 특히나 탁현민 행정관 사안같은 작지만 어쨎든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정치 문제에 관해서 말이다.누구 말이 맞는지는 조만간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틀린 쪽은 과도한 추측성 기사를 쓴 셈이 된다. 누가 '기레기'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