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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조대엽 사퇴와 기레기들의 관심법

thinknew 2017. 7. 14. 08:58

[이미지 설명] 중국의 어느 교차로

어제 하루 동안 정국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임종석 실장이 국민의당을 방문하고, 국민의당은 또 그에 화답하여 국회에 복귀하고,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고, 청와대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이런 정국 변화는 기사거리가 아닐 수가 없고, 또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기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칼럼과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를 구분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사를 쓴다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다 안다'는 식의 '관심법'을 동원한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802792.html

"13일 오전까지만 해도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은 추경대로 해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국민의당에 대한 유감 표명과 ‘조대엽 낙마 카드’를 꺼내들며 꽉 막힌 정국에 숨통을 텄다. 문 대통령의 숙원인 ‘일자리 추경’을 구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택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송영무, 조대엽 두 후보자를 임명하려 했으나 여당의 요청으로 임명을 미루었을 뿐이다. 그리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을 방문해서 한 이야기는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을 뿐이다. 여기에 무슨 '조대엽 낙마 카드'니 '추경을 위한 타협'이니 하는 정치적 협상을 의미하는 수사법이 동원되나? 다음 기사도 마찬가지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7132243025&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4 

"인사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사이에서 고심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 처리를 위해 한발 물러섰다. 형식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 후보자 모두를 임명하긴 어렵다는 여당의 의견을 청와대가 받아들여 조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로 조율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도 마찬가지 수사법을 동원하고 있다. '낙마 카드', '추경을 위한 고육지책'이란다. 단정의 강도가 앞의 기사보더 좀 덜하기는 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이라는 의례적인 수사법도 없이 그냥 '보인다'라고 단정해 버린다.

이런 습성은, 정국은 오직 대통령의 뜻과 그 뜻을 충실하게 따르는 여당에 의해서만 움직이던 독재 정권 하에서 길들여진 악습이다. 이게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절차적 민주화가 달성되었음에도 그 악습의 관성이 유지되는 동안 학습효과에 의해서 약화되어야 하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강화되고 만다. 그러다 보니 민주 정권이 회복된 지금도 그 악습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 약간의 '불순한 의도'가 곁들여지면 저런 수사법이 나온다. 정국은 경색되었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경색의 최대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강성 기류에 있고, '우연'임이 분명한 (조대엽 후보자가 무슨 이유로 사퇴했는지 누가 알겠는가) 사건을 엮어서 그 기류가 후퇴했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그 의도 말이다.

관심법을 동원하여 소설을 쓰는 기레기들의 이 악습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에 자한당을 중심으로 한 야3당의 꼴통짓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여간 아닌데 기레기들의 이 악습까지 보태지면 적폐가 청산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대부분을 상쇄시켜 버릴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어쨎든 적폐는 청산될 것이고 기레기들의 이 악습도 사라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