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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기계 - 제프 호킨스, 산드라 블레이크슬리 I

thinknew 2017. 3. 21. 16:34



알파고의 충격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희미해져 간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화두가 아닌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인공지능은 조금씩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고, 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하는 인간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 낙관론으로 갑론을박도 여전하다. 언제나 그랫듯, 기술발전은 비관론과 낙관론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되어 간다. 그래서 결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고 부질없는 노력을 하기 보다는 그 기술 발전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 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가지 더 극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인간 중심의 관점'이다. 비관론이 주로 이 관점에 의존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인간의 복제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노예화'라든가 '인간의 멸망'과 같은 비관적인 전망이 주로 나온다. 과연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종착점이 인조인간일까? 거기에 대해 '아니다'라는 답을 내놓은 과학자가 있다. 바로 다음 책에서다.




주 저자인 제프 호킨스는 컴퓨터 공학에서 출발하여 뇌의 작동 메카니즘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신경생리학으로 전공을 바꾼 사람이다. 뇌의 메카니즘이 궁금한 이유는 인공지능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의문으로 글을 시작한다.
"지능 문제는 과학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변경에 해당한다."
"뇌에는 있지만 컴퓨터에는 없는 지능이란 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나는 이 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이 뇌의 생물학적 세부 사항들을 제한 요인이자 안내자로 삼는 한편으로, 지능을 컴퓨터 문제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즉 생물학과 컴퓨터과학의 중간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생물학자들은 컴퓨터 용어로 뇌를 생각한다는 개념 자체를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컴퓨터과학자들은 생물학에서 배울 것이 있다는 말을 불신하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또 과학 분야는 경제 분야보다 모험에 소극적이다."


인공지능에 관한 개념은 컴퓨터 공학에서 먼저 등장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컴퓨터로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컴퓨터와 뇌는 전혀 다른 원리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전자는 프로그램된 것이고, 후자는 스스로 학습을 한다. 전자는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반면에, 후자는 본래 유연하며 실패를 용납한다. 전자는 중앙 처리 장치를 갖고 있고, 후자는 중앙 통제 같은 것이 없다. 그 목록은 길게 이어진다."


이어서 저자는 지금의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까지의 역사에 대해, 컴퓨터 공학의 갈래, 신경과학의 갈래, 그리고 심리학의 갈래로 각각 설명한다. 이어서 저자는 뇌의 작동 메카니즘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인공지능에서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바탕으로 뇌에 본격적인 관심을 보인다.


저자는 뇌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이 되는 3가지 사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내가 생각한 첫 번째 기준은 뇌 기능에 시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진짜 뇌는 급속히 변화하는 정보의 흐름들을 처리한다. 뇌로 들락거리는 정보의 흐름은 결코 정적인 것이 아니다."
"두 번째 기준은 되먹임feedback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신경 해부학자들은 뇌에 되먹임 연결이 가득하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세 번째 기준은 뇌 이론이나 모형은 뇌의 물리적 구조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신피질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그것은 반복되는 계층 구조를 이루고 있다."


저자는 그간의 인공지능 연구에서의 진전과 정체가 반복된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을 극북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나는 인간을 만드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 내가 내세우는 반박 논리이다. 나는 지능을 이해하고 지적 기계를 만들고 싶다. 인간이 된다는 것과 지능을 갖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지적 기계는 성적 충동, 배고픔, 맥박, 근육, 감정, 인간의 몸 같은 것을 지닐 필요가 없다. 인간은 지적 기계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이다."


저자는 뇌의 작동 메카니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것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한다.
"모든 뉴런들은 공통점들을 지니고 있다. 뉴런은 세포를 생각할 때 으레 떠올리는 둥그런 부분인 세포체 외에, 축삭과 수상돌기dendrite[가지돌기]라는 가지를 친 실 같은 구조물들도 갖고 있다. 한 뉴런의 축삭이 옆 뉴런의 수상돌기와 접촉하면, 시냅스라는 미세한 연결이 이루어진다. 한 세포에서 나온 신경 흥분은 시냅스를 통해 다른 세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시냅스에 도달한 신경 신호는 수용 세포에 신경 신호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반대 효과를 빚어내는 시냅스도 있다. 즉 수용 세포에 신경 신호가 생길 가능성을 줄이는 시냅스이다. 따라서 시냅스는 억제시킬 수도 있고 흥분 시킬 수도 있다. 시냅스의 강도는 두 세포의 행동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이런 시냅스 변화 둥 가장 단순한 형태는 두 뉴런에 거의 동시에 신경 흥분이 일어나면서 두 뉴런 사이의 연결 강도가 세지는 것이다. 이 과정을 헤브 학습Hebbian learning이라고 하는데, … 시냅스의 강도 변화 외에, 두 뉴런 사이에 완전히 새로운 시냅스가 형성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비록 과학적 증거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런 일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냅스의 강도가 어떻게 변화하든 간에, 확실한 것은 시냅스의 형성과 강화가 기억 저장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뇌는 볼 때나 들을 때나 똑같은 과정을 사용한다. 피질은 모든 종류의 감각계와 운동계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활동을 한다."
"인간의 신피질은 어디나 할 것없이 가변적이다. …… 이 모든 사례들은 뇌 영역이 주로 발달하는 동안에 유입되는 정보들을 토대로 전담 기능들을 발달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뇌로 향하는 입력들은 그것과 비슷하지만, 신경 섬유는 축삭이라고 불리며, '활동 전위' 또는 '신경 흥분'이라고 하는 신경 신호를 전달한다. 신경 흥분은 화학적 및 전기적인 형태로 전달된다. 이런 신호들은 제각기 다른 감각 기관들에서 제공되지만, 일단 뇌로 향하는 활동 전위로 전환되고 나면, 모두 똑같다. 단지 패턴일 뿐이다."


그런 다음 뇌와 컴퓨터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뇌는 병렬로 작동하며, 병렬 컴퓨터도 병렬로 작동하지만, 둘의 공통점은 그것뿐이다."
"따라서 신피질은 병렬 컴퓨터든 다른 무엇이든 간에 컴퓨터와 다르다. 신피질은 문제들의 답을 계산하는 대신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하여 문제를 풀고 행동을 일으킨다."
"신피질의 기억은 컴퓨터의 기억과 근본적으로 다른 네 가지 속성을지니고 있다.
1. 신피질은 패턴들의 서열을 저장한다.
2. 신피질은 패턴들을 자동 연상을 통해 불러낸다.
3. 신피질은 패턴들을 불변 형태로 저장한다.
4. 신피질은 패턴들을 계층 구조에 저장한다."
"나는 피질 전체에 걸쳐, 모든 영역에서 비슷한 형태의 추상화가 일어난다고 믿는다. 이것은 신피질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기억은 당시의 세부 사항들이 아니라, 관계의 핵심을 포착하는 형태로 저장된다. 무언가를 보거나 만지거나 들을때, 피질은 고도로 구체적인 세세한 입력을 받아서, 그것을 불변 형태로 전환시킨다. 기억에 저장되는 것은 바로 이 불변 형태이며, 각각의 새로운 입력 패턴은 이 불변 형태와 비교된다. 기억 저장, 기억 회상, 기억 인식은 불변 형태들의 수준에서 일어난다. 컴퓨터에는 그에 해당하는 개념이 없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