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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음의 탄생 - 레이 커즈와일

thinknew 2017. 3. 19. 20:24



신기술이 열어 갈 미래에 대한 예측은 비관론과 낙관론으로 나뉜다. 비관론은 과학에 문외한인 인문, 철학에서 주로 나오고, 과학자 집단은 주로 낙관론을 펼친다. 인문, 철학 쪽에서 비관론이 나오는 주된 근거는 바로 인간성의 상실에 대한 우려이다. 문제는 이 '인간성이라는 것이 물질과 별개인 것인가?'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성을 구성하는 것, 즉 '의식', '생각', '의지', '마음' 등 무엇으로 표현하든 그것은 뇌의 작용이라는 점을 점점 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물질과 별개로서의 '인간다움'이 소멸 또는 대체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한 비관론은 논리적 근거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술 낙관론은 기술의 발전 그 자체에만 촛점을 맞추기 때문에 그것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할 이유는 없다. 미래 예측, 그 자체도 그다지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것도 이미 역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러니 비관론이든 낙관론이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기술의 발전에 대해 억제든, 가속이든 결정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낙관론은 현재의 문제를 기술의 도움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비관론에 비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충분하다. 다음은 기술 낙관론을 전개하는 레이 커즈와일의 책에 대한 요약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미래학자, 컴퓨터 과학자, 발명가, 기업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대표적인 기술 낙관론자이기도 하다. 커즈와일은 낙관론을 펼치는 논리적 근거가 탄탄하기 때문에 그저 장미빛 미래를 그리는 것이라고 폄하할 수는 없다. 먼저 나온 책 '특이점이 온다'에서는 '나노 기술', '생명공학 기술', '로봇공학 기술' 전반의 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뇌의 작동 메카니즘을 밝힌 신경생리학에서의 진전을 많이 인용한다. 우리가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다움'이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대뇌 신피질의 역할이다. 이 신피질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다.
"인간은 '계층적' 사고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요소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만들어내는 구조를 이해 할 수 있고, 그 배열을 기호로 재현할 수 있고, 그렇게 만든 기호를 훨씬 복잡한 배열 속에 하나의 요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신피질'이라고 하는 뇌 구조가 수행한다."
"신피질은 모든 지식과 기술을 재현해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인간이 그 많은 소설, 노래, 그림, 과학적 발견을 비롯하여 온갖 생산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신피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피질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듈 간의 정교한 연결망은 유전자 코드에 의해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습득하는 패턴을 반영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신피질은 자신에게 곧 닥칠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스스로 예측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신피질의 주요 임무다."
"진화과정에서 뇌가 발생한 1차적인 이유는 미래를 예측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신피질이 하는 일이다."
"학습은 곧 세상을 인식하는 작업이며, 인식한 패턴을 기억으로 저장하는 작업이다. 학습 없이는 신피질은 아무런 기능도 발휘하지 못한다. 인간의 경우, 수정 후 한달쯤지나면 파충류의 뇌가 완성되고, 26주가 되었을 때 신피질이 완성된다. 태어나기 전부터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우리의 능력은 신피질의 선형적 구상에서 나오는 자질이다."
"지능은 제한된 자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한된 자원 중에서 가장 핵심은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따라서 사고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먹을 것을 찾거나 포식자를 피하는 것과 같은 문제를 더 빨리 풀 수 있다는 뜻이다. 지능이 진화한 것은 생존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뇌의 생리적 구조, 기억의 메카니즘, 신경전달물질의 작용, 신피질에 존재하는 방추 뉴런의 기능에 대한 설명, 컴퓨터와 뇌의 정보 처리 방식 비교, 창조성 등에 관해서도 비교적 자세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기술 낙관론자다운 결론을 내린다.
"어떤 시나리오로 나아가든, 우주를 깨우고 그 다음 우주의 비생물학적 형태에 인간의 지능을 주입함으로써 우주의 운명을 지능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나아갈 길이다."


이 책도 기술 낙관론을 펴는 미래 예측서이긴 하지만 그러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과학적 진전들에 대한 광범위한 인용이 있어서 대단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독서 추천은 '일독을 권함'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