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북-미 긴장 마무리 수순 만 남았다

thinknew 2017. 8. 19. 18:44

전경련은 20년 전인 1995년 전경련 남북경제협력 5대 원칙을 밝힌 바 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이 G2로 부상했고, 북·중·러 접경지역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북한에도 시장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등 상황 변화에 맞춰 이번에 새롭게 ‘전경련 남북경제’ 新 5대 원칙을 제시하였다.


그 전까지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하면 미국은 UN을 내세워 제재 수위를 논의하느라 북새통을 떨었다. 그런데 얼마전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 사격 발언을 거치면서 한반도에 진짜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급속하게 높아졌다. 빨리 끓으면 빨리 식는다고 했던가? 긴장도 급속하게 고조된 만큼 긴장의 이완도 급속하게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미국, 중국, 한국의 이해득실은 이미 따져 보았다. 그런데 "북한에게는 어떤 이득이 있었을까?"가 궁금했는데 그 실마리를 풀게 해 주는 기사가 나왔다. 일단 보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07424.html 

"군 관계자는 18일 “이번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에 한국군이 5만여명 참가하고 미군 병력은 해외 증원군 3천명을 포함해 1만7500명이 참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해외증원군 2500명을 포함해 미군 2만5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해외증원 미군 병력은 500명 늘었지만 전체 참가 미군 병력은 7500명 줄어든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같은 대형 작전은 상황 변화에 따라 금방 했다가 그만 두었다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그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북한에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던진다. 미국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관련 당사국들의 이해득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다는 것은 이번 파동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쯤에서 우리의 상황을 다시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을 때 문대통령의 최초의 대외 조치는 경제 보복을 을러대는 중국을 향해 '이것은 국내 문제'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했을 때는 사드 추가 도입분의 임시 배치를 결정했고, 이어 환경영향평가도 유보하겠다고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는 손해만 본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문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라고 담대하게 선언했다. 김대중 대통령 추도식에서는 한발 더 나갔다. 그에 대한 기사를 보자.

http://news.jtbc.joins.com/html/362/NB11509362.html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이어,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도적인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파동을 겪으면서 표면적으로는 솒해를 본 것 같지만 실질적인 이득은 여기에 있다. '한반도의 운명에 대해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바로 이것이다. 문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도 조기 환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미국의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해 주는 일등 고객이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찍소리도 못했던 '자칭 보수'들의 호구짓을 멈출 확실한 기회가 온 것이다.

문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자 미국의 본심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얼마 전에 미국의 한 의원은 '전쟁이 나도 거기(한반도)에서 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저께는 수석전략가가 "주한미군 철수도 북핵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라는 언급을 했다. 그런 발언들에 이어 미국의 속셈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발언이 나왔다. 다음 기사를 보자.

http://www.segye.com/newsView/20170819000225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로건 칼럼니스트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대북 협상의 선행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로건은 “북한의 핵무기가 그 자체로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로건 칼럼니스트는 “미국 외교의 절대적인 과제는 북한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전달 수단인 ICBM만 막으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발언은 '전쟁이 나도 거기서 나는 것'이라는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북핵이 미국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문제였다. 그렇지만, 북한이 ICBM을 개발하기 전에도 미국이 한반도에 개입하고 싶을 때는 항상 북핵을 거론했다. 미국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데는 우리의 '자칭 보수'들이 '종북 놀이' 하느라 호구 노릇을 자처한 탓이 가장 크다. 이제 한국이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마침내 미국은 실속만 차리겠다고 나선다.

그런 만큼 이제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이유는 없다. 우리는 미국에 대해 일등 고객으로서의 권리 행사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북한 김정은을 다시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 그래서 이명박과 박근혜가 완전히 단절시켜 버린 남북 경협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대북 유화책이 단지 북한을 달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를 거치는 동안 남북 화해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많은 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있었다. 북한을 통과하는 러시아 가스관 사업이나 유라시아 철도 연결이나 북한의 석유 개발이나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 개발 사업들은 하나같이 우리에게 많은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사업들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란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문제였다. 우리 국민소득이 4만, 5만 달러를 돌파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러니 국부는 빠져 나가거나 말거나 자신들의 배만 부르면 된다는 '자칭 보수'들의 농간에서 벗어나 남북이 협력해서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마땅하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