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0511142903527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수석 오찬장에 참석 옷을 벗을 때 청와대 직원이 벗는 것을 도와주려 하자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라며 스스로 옷을 벗고 있다."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된 서구 사회에서 성장한 사람이라면 모르되, 권위주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거물 정치인으로 지낸 문재인에게서 저런 탈권위적인 태도가 나온다는 것은 그게 몸에 단단히 배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탈권위적 성품은 현대 정치 지도자에게 정말 중요한 자질이다. 신념은 일반적인 개인이 이루기 어려운 일을 해 내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하지만 권위주의적 성향과 결부되면 거의 반드시 독재로 흐르게 마련이다. 철학자 힐러리 퍼트넘은 이탈리아 사회를 분석하고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호혜성을 자리에서 밀어내고 권위가 들어서면 사라지는 것은 공동체 의식이다." (물론 이탈리아 만 그렇다거나, 이탈리아가 언제나 그랬다는 뜻은 아님을 분명히 하자.) 당장, 박근혜와 그 똘마니들, 홍준표와 자한당 떨거지들에게서 드러나는 모습이 바로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모습 아니던가.
그런데 이런 탈권위적인 성품은 정당하지 않은 저항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사회가 조금만 혼란스러우면 박정희나 전두환을 다시 불러들여야 된다고 떠드는 덜 떨어진 인간들이 있다. 현재 진행형인 한 예도 있다. 정의당의 공동선대본부장이란 자가 '사표론'을 빌미로 '문재인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단다. 한 인간의 일탈을 정의당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하더라도, 정의당 내에 저런 과격 분자들이 드물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권위적이 되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또 한분의 탈권위적이었던 소탈한 대통령을 잃은 쓰라린 경험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렇게 되게 놔둘 수는 결코 없다. 그래서 지식의 많고 적음을 떠나 권위적이고, 잘못된 신념을 철석같이 믿으면서 광기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일베, 어버이연합, 어머니 뭐시기, 박사모, 탄기국 이런 떨거지들이 준동하지 못하도록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촛불 민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홍위병'이니 '어용'이니 하는, 꼴통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이런 용어들에 주눅들 일이 결코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사람사는 세상을 제대로 만들어 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우리 모두 문재인 정부의 '어용'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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