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제목은 'The Republican Brain: The Science of Why They Deny Science-and Reality'이다. 직역을 하면 '공화당 두뇌: 왜 그들은 과학과 진실을 부정하는가에 대한 과학'이다. '똑똑한 바보들'이라는 말은 책 중간에 나오는 보수주의 지식인들을 일켣는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가 어떻게 다른지, 그 생각의 차이가 어디에서 유래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담고 있다. 그리고 보수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진보주의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글의 가장 마지막을 다음과 같은 구절로 해 두었다.
"이 책을 그 꺼지지 않는 진보적 정신에 바친다. 우리를 달라지게 하고 지금보다 낫게 만들기 위해 결코 멈추지 않고 다그침을 계속할 바로 그 정신에."
저자가 제목을 '공화당 두뇌'라고 한 것은 미국의 정치 지형에서 보수주의자들이 주로 공화당에 포진하고 있고, 보수주의자들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는 지식인들이 공화당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과학과 진실을 부정하는 데에 최선봉에 서 있다. 저자가 그들을 '똑똑한 바보들'이라고 지칭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세상을 흑백논리로 보는 것은 보수주의와 연관된다. 호기심이 적은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주의자가 열등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인지 방식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결단력이 필요한 순간에는 유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빠르게 결정내리는 인지 방식은 증거에 맞춰서 외부 세상에 대한 자신의 내부 지도를 업데이트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 캔자스 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이자 이데올로기 연구자인 크리스 크랜델 재인용"
저자가 제시하는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생리적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심리학에서 과학적 실험을 통해 밝혀낸 것들이다.
"보수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 사회적인 안정을 추구하고 변화에 저항한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은 동기에 영향을 받으며 편향되게 사고한다."
"확신을 가진 사람은 바뀌기 힘들다. 의견이 다르다는 말을 들으면 그는 그냥 돌아서서 가버린다. 팩트나 숫자를 보여주면 그는 당신 자료의 출처를 의심한다. 논리에 호소하면 그는 당신의 논점을 보지 못한다."
"인지는 의식적 사고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인지의 많은 부분이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기화된추론 이론은 신경과학의 핵심 통찰에서 나왔다. 사고와 추론 위에는 감정이 얼룩진다(연구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 자극과 정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많은 부분 깊이 생각한 결과라거나 냉철한 판단이 아니며 오히려 감정적이고 자동적이다. 우리의 반응은 의식적인 생각보다 먼저(의식적 생각이 부재하는 상태로) 나온다."
"우리가 세상을 정확하게 인지하도록 동기화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정확하게 인지하도록 된 경우도 많다. 우리가 마음을 절대로 바꿔먹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마음을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가끔은 우리에게 정확성 말고 다른 중요한 목표들이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정체성의 확인이나 자긍심 보호 같은 목표 말이다.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는 신념을 바꿔야 할 때인데도 그것을 바꾸는 것에 격렬하게 저항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당파적, 종교적 확신이 동기화된 추론의 주요 동인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확신은 너무나 깊이 자리 잡은 나머지 개인적 정체성의 핵심 부분을 구성하며, 그 정체성에 방어벽을 둘러주고,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집단에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그 확신들은 팩트, 논리, 이성이 우리 안으로 뚫고 들어올 수 없게 만들 수도 있다."
"나이헌과 라이플러의 연구는 난관에 부딪혔을 때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보다 더 강하게 자신의 신념을 방어하며, 최소한 정치 분야에서는 증거로 인해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더 적다는 것을 암시하는 증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동기화된 추론의 가장 간교한 측면이 아직 남았다. 이는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것을 부정하는 보수주의와 관련된다. 나는 이것을 똑똑한 바보 효과라고 부른다. 정치적으로 봤을 때 유식하고 잘 아는 사람들이 무지한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편향되고 설득이 안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에 관해 스토니브룩대학교의 밀턴 라지Milton Lodge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정책에 대해, 예를 들어 낙태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별로 유식하지 않다면 그 사람들은 이유 없이 거부합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한 걸음 더 나가서 반론을 내놓지요.""
"이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다. 정치 이데올로기의 심리적 토대에 관한 연구를 다시 제기한 뉴욕대학교의 존 조스트John Jost, 폐쇄적 태도에 대한 심리 연구에 활기를 불어넣은 메릴랜드대학교의 아리 크루글랜스키Arie Kruglanski,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잭 글레이저JackGlaser와 프랭크 설로웨이Frank Sulloway였다. .........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저자들은 보수주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보수주의는 변화에 대한 저항 및 불평등에 대한 수용과 합리화를 강조해 핵심적인 심리 필요를 만족시키는 이데올로기다. 저자들은 이 뒤에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해결하고 싶은 인간의 깊은 욕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뭔가 확실하고 안정적인 것을 찾고 믿고 있는 것을 바꾸지 않고 고수해 불확실과 두려움을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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