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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노오~~~~~~오력'이라는 것에 대하여

thinknew 2017. 7. 7. 08:25

[사진 설명] 1970년대 경찰이 무단횡단한 사람들을 적발하여 벌 세우는 풍경


'뭔가를 열심히 한다'는 의미의 노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조했다. 이 '노력'이란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요즘 겉으로 보기에 상반되는 것같은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먼저 다음 두 기사를 이어서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705123837876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대상 후보자가 방청석에서 참관 중인 학생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는 이색적인 장면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당사자는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로 조 후보자는 5일 인사청문회에서 참관 중인 중학생들에게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 저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는게 우선이지만 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7687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아직 한참 젊은 나이인 나조차 어렸을 적 열심히 일했던 경험들이 사업을 하며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오오오오력 하다보면 성공과 가까워질 것이라며... 무언가 하다가 안 될 때는 노오오오오력이 부족한 탓이라며.. 모든 것을 청년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아주 정상적인 기회의 땅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그들을 조롱하는 듯한 세태는 근절되어야 한다."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대표적인 '흙수저' 계급이라고 한다. 요즘은 거의 사라진 말 '개천에서 용난다'의 모범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런 후보자가 청문회 방청석의 중학생들을 위한 조언에서 '노력'을 강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들에게 '노력'을 과도하게 강조한다고 항의한다.

서로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노력'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워낙 오랫동안 현인들이 범인들을 향해 해 오던 이야기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많은 현인들이 '노력'이라는 것도 삶의 일부일 뿐, 모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로마 시대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세네카는 '노력이 기회를 만나는 것, 그것이 운'이라고 했다. 여기서 노력의 결과가 성공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운이라고 했다. 이 말은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타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몽시대 때 여러 철학자들이 노력을 강조할 때는 사람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근대사에서 '하면 된다'는 식으로 '노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그 배후에 사람을 자신들의 뜻에 맞게 통제하려는 욕구를 감추고 있었음이 분명하다.국가는 국민을, 부모들은 자식들을, 기성세대는 청년 세대들을 그렇게 하려고 했다.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세네카가 했던 말과 같은 점을 언급한 것이다.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나 어쨎든 노력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했다. 그와 더불어 동시에 필요한 것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도 이야기했다. 과학적 심리학에서, 예을 들면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밝혀 놓았다시피 '노력'은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소여서 특정 계층을 향해 강조할 일은 못된다. 국가, 기성세대,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노력에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천만다행이게도 청년들에게 '일방적인 노력' 또는 '열정 페이'같은 헛소리를 주로 떠들던 세력들은 청산될 처지에 놓여 있다. 한편으로는, 어렵사리 얻은 이 소중한 분위기가 다시 적폐들의 농간에 의해 물거품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