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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국방장관 한민구의 선문답

thinknew 2017. 6. 5. 13:31

[사진 설명] 강아지 깔고 누운 개


사드 발사대 추가분에 대한 보고 누락의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사 대상인 한민구 국방장관과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침묵을 지키는 방식이 좀 다르다. 김관진은 초지일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한민구는 말을 하되 선문답으로 함으로써 답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기사를 보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797420.html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한민구 국방장관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를 누락한 데 대한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잇따르자 “한국 말에 이런 게 있지 않느냐”며 ‘선문답 방어막’을 쳤다."

대부분의 경우 '감추려는 자가 범인'인 법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가끔 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경우가 그렇다. 청와대에서 이루어진 흑막에 대해 많을 것을 알고 있지만 민주당에 입당하고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일체 하지 않는다. 그것은 공직에 있을 때 습득한 비밀을 공직을 그만둔 뒤에도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법 규정 때문이다. 그 점을 조응천은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그에 비해 김관진이나 한민구의 침묵은 그 뒤가 구리다. 아예 입을 다물고 있는 김관진의 경우는 확실하게 '구린 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문답으로 비켜가는 한민구의 경우는 생각할 거리가 좀 있다. 조응천처럼 확실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밝힌 것도 아니고, 김관진처럼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아 속시원하게 털어놓지는 못하지만 자신은 좀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면 김관진과 마찬가지로 '구린 놈'이긴 한데 김관진처럼 독하지 못하든가. 문제는 어느 쪽이든 한민구로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민구가 국방부 장관이어서 그렇다. '구린 놈'이라면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억울한 쪽이라 하더라도 그건 돌아가는 상황을 아예 몰랐거나 아니면 김관진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는 이야기인데, 국방부 장관으로서는 문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면 분명하게 알 수 있겠지만 심증만으로도 박근혜 정권 하에서의 국가 안보가 어떠했는지 익히 짐작하겠다. 아무튼 적폐들은 이렇게 청산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