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경기가 나쁘면 킹콩 영화가 나온다고 했다. 잠시 동안이나마 눈 앞에서 펼쳐지는 위협에 몰두함으로써 현실의 어려움을 잊는다고 한다. 오늘 곡성을 보면서 그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영화는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 스릴러였다. 극적 긴장감이 끝날 때까지 유지되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곡성이란 마을에서 의문의 연쇄 살인이 벌어지는데 이게 사람 짓인지 귀신 짓인지가 분명하지가 않다. 여기에 역시 미스터리한 세 명의 존재가 등장한다. 용한 무당으로 나오는 황정민, 산 속에 사는 기인으로 일본인으로 나오는 쿠니무라 준, 그리고 정체 불명의 천우희가 그들이다. 세 명 모두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정체가 밝혀지지는 않는다. 누가 귀신인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결말일 수도 있다. 이 영화가 현실을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