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육체는 별개의 존재라는 생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계몽시대에 데카르트가 깊은 추론 끝에 내놓은 심신이원론은 의식을 다루는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대략 19세기 후반에 심리학이 실험과학이 되면서 의식도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 편입된다. 여기에 신경생리학의 발전이 더해져서 결국 의식은 뇌의 작용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심신일원론 또는 유물론으로 정립이 된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 과정이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심신일원론을 주장하게 되는 초창기 저작 중의 하나가 다음에 요약할 프랜시스 크릭의 '놀라운 가설'이다. 저자는 DNA의 나선 분자 구조를 밣힌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분자생물학자이다. 그런데 저자는 노벨상 수상 이후 분자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