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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 앨런 밀러 & 가나자와 사토시

thinknew 2016. 3. 29. 19:57


이 책은 진화심리학에 대한 예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진화심리학 입문서로 삼아도 좋을, 아주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진화심리학이 '인간 정신의 신비는 풀렸다'라고 선언할 수 있기 까지 거처온 오류들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연주의적 오류(naturalistic fallacy)' 20세기 초에 영국 철학자 조지 에드워드 무어가 창안한 개념이지만 그보다 훨씬 앞서 살았던 스코틀랜드 출신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미 개념을 이해하고 있었다. 오류는 '현상'에서 '당위'로의 비약에서 비롯되며,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현상이 당위인 것이다. 예를 들면 자연주의적 오류에 빠진 사람은 이렇게 말할 있다. "사람들은 서로 유전적으로 다르고 각자 능력과 재능을 다르게 타고 나기 때문에, 각자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
"도덕주의적 오류(moralistic fallacy) 1970년대 하버드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였던 버나드 데이비스(Bernard Davis) 창안한 것으로, 자연주의적 오류와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오류는 '당위'에서 '현상'으로 비약하는 데서 비롯되며, 사물의 바람직한 모습은 바로 사물이 존재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좋은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다. 당위가 현상인 것이다. 예를 들면 도덕주의적 오류에 빠진 사람은 이렇게 말할 있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하기 때문에,사람들 간에 타고난 유전적 차이점이란 있을 없다.""
"리들리가 눈치 빠르게 지적했듯이, 정치적 보수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연주의적 오류("남자가 경쟁심이 강하고 여자가 아이를 돌보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그러니 여자는 집에 있으면서 애들이나 보고 정치 같은 것은 남자에게 맡겨야 한다.") 저지를 가능성이 크고, 반면에 정치적으로 진보에 속하는 사람들은 도덕주의적 오류("서구사회의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동일하며, 그와 다른 주장을 펴는 연구는 추측컨대 그릇된 것이다.") 저지를 가능성이 마찬가지로 크다."
"학자, 특히 사회과학자는 대개 진보적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덕주의적 오류는 진화심리학의 학문적 논의에서 자연주의적 오류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였다."
이렇게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도 유사한 과정을 겪듯이 진화심리학도 종교라는 외부의 저항 뿐만 아니라 도덕주의 오류에 빠져있는 심리학 내부의 저항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이런 진화심리학이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한다.
"'인간 본성'이라는 말은 일반적인 담화과정에서는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에 관해 본질적이지만 달리 정의되어 있지 않은 무언가를 의미할 때도 쓰이지만 진화심리학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 본성'이라는 말은 '진화된 심리적 기제(evolved psychological mechanism)' 또는 심리적 적응형태(psychologicaladaptation)라고 불리는 구성요소의 집합체를 가리킨다."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진화심리학이 인간의 본성을 정의하기 전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던 개념, 즉 표준사회과학모델과 비교를 한다.

표준사회과학모델(SSSM: the Standard Social Science Model)
1원칙 인간은 생물학의법칙에서벗어난다.
2원칙 인체에서진화는목에서멈춘다.
3원칙 인간의 본성은 서판(tabularasa: a blank slate)이다.
4원칙 인간의 행동은 거의 전적으로환경과사회화의산물이다.

이에 대해 진화심리학에서 정의하는 인간이란 다음과 같다.
1원칙 사람은 동물이다.
2원칙 인간 두뇌라고 특별할 것은 없다.
3원칙 인간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다.
4원칙 인간 행동은 타고난 인간 본성과 환경이 함께 낳은 산물이다.
당연히, 이런 원칙들이 몇몇 사색가들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나온 게 아니라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의 종합을 통해 나온 것들이어서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이런 진화심리학이 '자연주의 오류'와 '도덕주의 오류' 모두를 배제한 채 과학적으로 밝혀진 결과 만을 담담하게 기술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고 그 중에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사바나 원칙(Savanna Principle)'이라는 진화심리학의 새로운 명제가 탄생한다. 사바나 원칙이란 다음과 같다. 인간의 두뇌는 인류 초창기 환경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개체와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금까지 제시한 연구(그리고 없이 많은 다른 연구)에서 보이듯이 행동, 인지, 가치관, 선호도에 나타나는 성차는 대부분 타고나는 것이다. 나아가 여러 문화에 걸쳐 공통되며 대다수 경우에는 여러 종에 걸쳐서도 변함없이 나타난다."
"거스리와 보이어는 종교와 신을 믿으려고 하는 인간의 경향은 의인화를 향한 진화된 인지적편향의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진화론적 논리와 일치하는 방향에서 최근 게임이론을 활용한 가지 분석에서는 조사연구자들이이른바 '터무니없이 비싼' 선물이라고 부르는 - 여자에게 주는 '값비싸지만 쓸모없는' 선물 - 구혼과정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 부모가 부유하면 사내아이가 많이 태어나고 부모가 가난하면 여자아이가 많이 태어난다."
"남성 뇌는 주로 '체계화(systemizing)'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여성 뇌는 주로 '공감(empathizing)'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외에도 고정관념과 일반화의 문제, 오류관리이론에 따른 남, 녀의 행동차이, 성희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 일부다처제의 문제, 인종 차별 문제 등을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위에서 인용한 구절들은 저자가 책에서 설며한 내용들의 일부일 뿐이며, 저 요약만 보고 판단하면 도덕주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앞의 요약을 보고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라면 책을 꼭 직접 읽어볼 필요가 있다.당연히 이 책도 강력 추천 목록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