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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일베 교육 자료 ('부자들은 왜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에서)

thinknew 2017. 4. 10. 17:27


'부자들은 왜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가? (원제: 승자 독식 정치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그런 정도의 불평등이 아니라, 상위 1%, 더 나아가 상위 0.1%에게로 부가 편중되는 현상과 그 과정에 정치가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보인 책이다. 그런만큼, 이 책에는 실제 계급은 중, 하층일 것이 분명한 대다수의 일베류들이 안보라는 장막의 배후에서 부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 세력(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정권의 주동자들과 그 하수인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서, 그 일베류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소위 부동층이라는 사람들은 실제로도 정치 활동에 아주 소극적이고 관련 지식도 아주 적은 상황에서 빈약한 근거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것이 정치판의 싸움에 휘둘리지 않고 각 당이 제시한 정책와 장단점을 신중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저널리스트들이 이상화했던 계층의 실상이다."
"이것은 정치와 관련된 온갖 지저분한 비밀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학자들도 대다수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지하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며 그런 상황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미국에서의 이야기임에도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유야 여러 개이겠지만, 아무튼 현재 자신의 계급적 위치를 무시하고, 내놓고 부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정치 세력), 경제(삼성을 정점으로 하는 재벌들) 세력을 지지하는 일베류들이 바로 인용 첫구절에 나오는 '이상화된 계층'에 포함된다. 한가지 다른 점은 미국에서와는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반공 상업주의의 조금은 세련된 버전이라는 것이다.

"최대한 '객관적'인 정책 조언을 제공하려고 노력한 브루킹스 연구소는 특정 주제를 연구하는 최고 전문가의 조언을 제공했다. 하지만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같은 연구소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여론과 정책을 보수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즉, 연구가 아니라 설득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 어젠다를 결정하고 보수적인 대의명분을 주장하는 데 필요한 논쟁 무기, 즉 설득력 있는 논거 제공을 자신들의 활동 목표로 삼았다. 또 친기업적 정부에서 일할 수 있는 유능한 정책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보호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리는 박근혜 덕택에 전경련이라는 단체가 어떤 짓을 해 왔는지를 좀 알게 되었다. 그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졌던 꼴통당의 '여의도 연구소'라든가 재벌들의 경제연구소 등이 바로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헤리티지 재단만큼 치열하지도 않았다. 그저 '북한의 위협'만 전면에 내세우면 그 배후에 깔린 검은 속내는 무사통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파 공익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의 권리(Christian Right)라는 기독교 우파 단체 역시 탈유물론적 대의를 부르짖었다. 그들이 주로 초점을 맞춘 활동은 낙태, 동성애자 혼인같이 도덕적 가치와 직결된 문제였다. 그런데 이런 도덕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 그들의 활동은 역설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들은 대부분 소득이 미미한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기반으로 한 단체인데 그들이 지지하는 공화당은 부유층의 경제적 요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가치라도 있지만 한국의 자칭 보수들의 경우는 오직 '빨갱이' 또는 '종북' 타령 밖에 없다.

"평범한 다수의 유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거나 결여된 정치 자원은 정치 참여와 자금만이 아니다. 지식 역시 결여되어 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지식, 그런 경제 상황에 대한 정치인들의 대응 행동에 대한 지식, 그런 대응 행동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칠 결과에 대한 지식 등등. 신뢰할 만한 정보나 지침을 제공해줄 조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불평등에 관한 이런 지식들은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평범한 유권자들은 "오해와 근시안적 사고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한 손에는 가치와 이해관계를, 또 다른 한 손에는 정책 선호도와 투표권을 쥔 채 그 둘 간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오해와 혼란은 정치인들이 정부 정책을 자기 멋대로 결정하거나 숨길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만든다."
"우리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시각에서 이런 '오해, 근시안적 사고, 상관관계에 대한 인식 부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에 적당한 모호함과 강한 냉소까지 곁들인다. 그런 불평등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이런 불평등 확대를 수수방관하는 정부에 합심하여 대항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일베류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인식 부족'이다. 더 나아가 단지 '인식 부족' 상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형성된 생각을 신념의 단계로 까지 발전시킨 존재들이 바로 일베류들이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불평등이 존재하고 그것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일베류들도 이와 마찬가지 상태에 있을 것이 뻔하다. 경제적 불평등에 더해 꼴통당의 안보 놀음에 대해서도 심각성은 잘 모르지만 문제가 있고 그게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정도는 어렴풋이 나마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정치 선배인 깅리치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의 공화당 지도부는 폭언과 막말이 오가는 현재의 정치 상황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자한당의 홍준표도 저런 점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개소리나 다름없는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지. 거기에 일베류들이 장단을 맞추고 있는 것이고. 종합해보면, 일베류들은 협잡꾼 정치인들에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휘둘린다는 점이다. 그 이면에는 '부족한 인식'과 '방향 설정이 잘못된 신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