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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이재명 도지사의 공공 건설 원가 공개

thinknew 2018. 8. 12. 11:17


지금은 많아 완화되긴 했지만 경기 부양의 선두에는 언제나 건설업이 있었다. 건설업은 국내 경기에 파급 효과가 컷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한편 건설업은 복마전이기도 했다. 내가 직접 몸담고 있지는 않았지만 언저리에서 경험해 본 건설업은 한마디로 요지경 속이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같기도 하고, 사기와 합법을 구분하기가 정말 애매하기도 했다. 언저리에서 본 것만으로도 그런데 실상은 얼마나 많은 불법과 편법이 횡행하는지 알 수 없다. 말하자면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는 그런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그런 상태를 용인한 것은 재산을 뻥튀기 수준으로 증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아파트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파트 건축을 중심으로 건설업은 여전히 경기 부양의 선두주자로 남아 있었다.

이렇게 복마전이다 보니 건설업의 원가 공개가 화두로 등장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은 건설업의 원가 공개를 약속했다가 취소하는 바람에 지지 기반이었던 진보 진영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렇게 건설업과 건설업 원가 공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설업 원가 공개를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공공 건설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하겠다고 나섰다. 당연히 논란이 될 것이었고 또 논란이 되었다. 사회적 논란 거리가 등장했을 때 그 분야의 실상을 잘 알고 있지 못하면 그 논란에 끼어들기가 어렵다. 그러나 찬반의 논리를 보면 흑과 백을 금방 구별할 수 있다. 이재명 지사가 시도한 원가 공개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번 보자.

https://news.v.daum.net/v/20180812070010384?rcmd=rn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건설사업에 대한 원가자료를 공개하고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추진하면서 건설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업계는 영업 비밀 노출에 중소 건설사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에 이 지사는 업계에 공개토론을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공사비 절감 효과보다 기업의 영업 비밀 유출로 잃는 것이 더 클 것으로 본다"며 "적폐로 몰리는 건설사를 타깃으로 삼아 좁아진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수단으로 삼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헀다."


이재명 지사의 논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공사비 절감'이다. 공공 건설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런데 반대 진영의 논리가 괴이하다. 그 반대 논리를 하나씩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공사비 절감'에 대해서는 반대 진영도 인정한다. 그러면서 내놓은 논리가 '영업 비밀 노출'이란다. 이거 많이 보던 수법이다. 불과 얼마전에도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 모임에서 백혈병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의심되는 물질의 성분 공개를 요구했을 때 '영업 비밀'을 이유로 극구 반대했다. 아무리 그게 영업 비밀이라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반하면 공개되어야 한다.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비밀스러운 수단으로 영업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은 자유방임주의 경제 시대에나 가능한 논리이다. 게다가 건설업의 경우 영업 비밀이라 해 봐야 '토목 건설 공법'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이미 다 알려진 재료와 인력의 '운용의 문제'이다. 이 운용의 문제에 있어서 불법과 편법이 많이 개입된다는 것은 건설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일이다. 국가 경제 운용의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못한 시절에야 그런게 일정 정도 용인될 필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도 분명하다.

다음으로 '중소 건설사 피해'가 있다. 시스템이 바뀌면 거기에는 반드시 영향을 크게 받는 영역이 있게 마련이다. 최저 임금이 오른다고 하니 중소 편의점주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소 건설업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여 거기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할 일이다.

가장 고약한 것은 위의 기사의 두번째 인용 구절에 있다. '공사비 절감 효과'보다 '영업 비밀 누출로 잃는 것이 더 클 것'이란다. 영업 비밀 누출로 손해를 본다면 그건 건설업계의 손해이지 발주자의 문제가 아니다. 발주자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원가 공개를 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당연히 건설업자의 이익은 줄어든다. 이건 반대 논리가 아니다.

이런 단순한 논리 오류를 모를 리 없는 관계자들이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잃는 것'이 단순히 업계의 이익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적폐 건설사를 타깃'으로 한다는, 이어지는 문장과 같이 생각해 보면 원가 공개를 했을 때 드러나는 문제가 업계 만의 것이 아니라 발주자 측의 것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게 더 클 것이라는 모종의 협박이다. 그러면서 '좁아진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는 의구심이 든단다. 이 말을 한 엽계의 관계자의 사고 구조는 자한당이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라고 말한 것과 똑같다. 뭔가 향변을 하긴 하는데 그 방향이 전혀 맞지 않다. 자신들이 '망했다'라고 한다면 그 다음은 '잘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이렇게 나와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 말을 잘 나가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서 한다.

'원가 공개'하면 업계가 어려워 질 수 있다. 적폐 건설사도 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관행은 그랬으나 이젠 제자리를 찾을테니 유예 기간을 달라' 정도의 이의제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너희(발주자)들의 손해가 더 클 것'이라니.

최대한 선의로 해석을 해 주자면 이렇다. 원가 공개하면 건설업이 위축되고 그렇게 되면 경기가 나빠진다. 이것도 건설업자들이 떠들 일은 아니다. 당연히 경기가 나빠지면 도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든다. 그러니 이재명 도지사도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경기도의 경기가 나빠지는 것은 경기도민들이 걱정하면 걱정했지 건설업자들이 그걸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경기가 좀 나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고쳐야 할 관행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업자들의 이런 반대 논리는 '쥐가 고양이 생각한다'라고 한다.

이렇듯 반대 논리가 부실하다는 것은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자들의 몸부림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거의 항상 감추는 자가 범인이게 마련이다. 이재명 지사는 성남 시장 시절 불공정 관행을 척결하여 적자 재정을 흑자 재정으로, 그것도 재정 자립도를 대한민국 톱 클래스로 바꾼 이력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그런 도지사를 향해 '너가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반 협박을 해대는 건설업계는 스스로 자신들이 적폐들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이재명 지사가 적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을 꼭 보고 싶다. 이재명 도지사 건투를 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