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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세컨드 네이쳐 - 제럴드 에델만 I

thinknew 2017. 1. 31. 16:37


개체로서의 인간을 다룰 때는 선천성(유전)이냐, 후천성(환경)이냐가 논쟁의 핵심 주제였다. 지금은 유전과 환경 모두 인간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통합되었다. 그런데 마음에 대한 생물학적 기원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유전과 환경과는 다른 또 다른 요인이 등장한다. 그것은 뇌의 내부에서 작용하는, 물리적 외부 환경과는 구분되는 환경이다.

한편, 마음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불가피하게 철학 또는 인문학을 대하는 자세를 드러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의식은 고대 철학에서도 그랬지만 근대 과학이 꽃 핀 계몽시대에 조차도 데카르트 이원론의 영향으로 인해 철학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물과학의 진전에 따라 인간의 의식의 생물학적 기원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일부 과학자들은 데카르트 이원론이 오류임과 더불어 철학 또는 인문학의 효용성이 상실되었음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제럴드 에델만은 그런 과학자 중의 한명이다. 그는 신경생리학자로서 전작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이 블로그에 요약이 있음)를 통해 뇌의 작동 메카니즘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인간의 의식을 다룬 그동안의 철학적 추론이 오류였음을 보인 바 있다. 다음에 요약할 책 '세컨드 네이쳐'는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에서 다룬 신경과학에 관한 내용은 대거 축소하고, 철학 또는 인문학 무용론에서 조금 더 발전하여 과학과 인문학의 화해를 시도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전작에서 인간의 의식은 분명한 생물학적 기원을 가짐을 보인 바 있다. 그 전작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던, 물리적 외부 환경과는 구분되는 뇌 자체에서 발생하는, 즉 내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언급을 이 책에서 구채적으로 한다.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며 외부자연(external nature)을 이해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행위를 이해한다."
'내면으로부터' 획득된 지식, 즉 우리의 '제2의 자연'은 외부세계를 관찰함으로써 얻는 지식과 다르다."


저자는 신경과학에서 밝혀낸 뇌의 작동 메카니즘과 인지심리학등에서 밝혀낸 사실들을 바탕으로 인간의 의식을 이해하는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그것은 '뇌기반인식론'과 '신경집단선택이론'이고, 이에 대한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뇌기반인식론이란 지식에 대한 이론의 기초를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두려고 하는 노력들을 뜻한다."
"원칙적으로 어떠한 대상도 과학적 탐구에서 선험적으로(apriori) 제외되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의식의 문제는 과학적 탐구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과학이란 입증 가능한 진리에 이바지하는 상상력이다. 그런데, 사실 상상력은 의식에 의존한다. 이렇듯 과학 자체가 의존적이다."
"전통적인 인식론은 정당화의 규범적인 측면을 완곡하게 다룰 때를 제외하고는 정서 같은 주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이와 반대로, 의식에 대해 뇌기반인식론의 신경집단선택이론이 제안한 메커니즘은 보편적이다. 즉 인지, 심상, 기억, 느낌, 정서, 심지어 수학적 계산까지 포함하는 모든 식별반응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대부분 쌍방적이고 상호적이다. 적어도 초기단계에서의 뇌의 작용은 정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계적 계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뇌기반인식론은 자연선택이론의 탁월성을 인정하지만 행동을 오로지 진화론적인 개념으로만 설명하려 들지는 않는다. 대신 뇌구조와 역동성이 후성적으로 발달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뇌는 세상과 상호작용하면서 발달하며, 따라서 각각의 뇌는 독특하다. 논리보다는 패턴의 인식이 선행하고, 발달 초기의 사고는 은유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창의적으로 패턴을 형성한다. 이 과정은 감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지식을 정교화하는데 언어는 가장 강력한 수단임에 틀림없지만, 그와 동시에 문제를 더 견고하게 하거나 악화시키기도한다."
"우선 뇌기반인식론은 물리학과 진화생물학을 기본 토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관념적 설명이나 이원론, 범심론, 그리고 뇌의 구조에 기초하지 않는 정신적인 표상들을 부인한다." "뇌기반인식론에 의하면 논리적 능력과 일정 수준의 수학적 능력을 보이려면 고차의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고차의식이 완전히 표현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뇌기반인식론에 의하면 두발로 서는 자세, 후두상부(supralaiyngeal) 공간, 저핵의 운동제어규칙, 그리고 확장된 대뇌피질이 진화하고 나서야 언어가 발명되어 나왔다. 이 이 론은 뇌 속에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언어습득장치가 있다는 생각을 거부하며, 언어습득이 후성적이라고 주장한다. 언어습득과 언어가 언어공동체에서 전파돠는 현상은 비록 공통문법의 직접적 유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비언어적 인류 사이에서 언어를 지닌 인간을 명백히 선호할 것이다. 물론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은 언어기술을 학습하고 선호하는 시스템에 작용하는자연선택에 의해 더욱 선호될 것이다."
"이러한 고차의식의 신경학적 기반으로 부터 등장한 것들이 예술적 창조물, 윤리적 체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사물의 질서 속에서 이해하게 하는 과학적 세계관 등이다. 이러한 세계관은 모든 형태의 진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조직인 뇌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검증 가능한 진리를 제공한다. 뇌는 모든 형태의 진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기관이다. 검증 가능한 진리를 찾는 기반이 되는 과학적인 세계관은 뇌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해준다. 하지만 뇌기반인식론은 예술, 미학, 윤리 등을 뇌의 작용에 관한 일련의 후성적 규범으로 환원시킬 수 있다는 관점을 거부한다."

이런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의식에 대한 요약은 다음과 같다.
"어떤 경우에도 다른 것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단 한가지만을 의식할 수는 없다는 의미에서 의식은 여러 가지 감각이 통합된 단위경험(a unitary experience)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의식상태(conscious state)는 대체로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것이며, '지향성(intentionality)'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이 시점에서 시냅스의 두 가지 성질인 흥분성(excitatory)과 억제성(inhibitory)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흥분성과 억제성 모두 가소성을 보이며, 둘은 함께 뇌의 기능적 신호경로를 선택하도록 돕는다."
"의식상태란 핵심부 내에서 신경의 여러 상태들이 통합된 결과를 의미한다."
"나는 이미 인간의 뇌는 선택적 시스템이지 지시적 시스템이 아니라고 했다. 호모사피엔스의 뇌는 약35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에서 세 배 가까이 커지면서 현재의 크기로 매우 빠르게 진화했다. 뇌의 크 기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그 기간 동안 판단과 계획에 필수적인 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뇌지도의 형성 시 후성적이고 역사적인 변화는 신체 내부에서 오는 신호와 환경으로부터 입력되는 신호 모두로 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작동으로 유발되는 사고의 양식은 처음에는 논리보다 패턴인식을 필요로 한다. 신경체계 내에서의 선택은 유전을 통해 전해 내려온 가치평가시스템과 지각에 기반을 둔 기억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이 체계는 지향성, 신념, 욕망 그리고 감정상태와 더불어 기능한다. 또한 이 체계는 외부환경에서 발생하는 우발적인 사건만큼이나 개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우발적인 사건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 체계는 규칙성 뿐만 아니라 유일한 상태를 보이며, 그 상태의 일부는 더 이상 달리 환원될 수 없는주관적이고 사적인 것으로 경험된다."
"우리는 보통 정신적 사건이나 현상적 경험이 마치 어떤 원인이 되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의식은 재유입되는 역동적인 핵심부에서 발생하는 신경세포의 통합적 활동과 더불어 생기는 하나의 과정이므로 의식 자체는 원인이 될 수 없다."
"정상적인 뇌가 작동할 때 오류가 전혀 없거나 또는 교정이 불가능한 의식 상태란 없다. 우리는 현상적 상태에 대해서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환각은 내용은 가질수 있지만 대상은 없다). 뿐만아니라 뇌가 형태를 보거나 사건을 이해할 때 끝을 마무리하고 빈틈을 채워넣으며 필요할 때에는 작화를 하는 성향이 있음을 논의한 바 있다. 또한 우리는 꼭 필요한 착각에 매여 있기도하다. 한 예로 내가 '해라클레이토스의 착각'이라 이름붙인 것이 있다. 이것은 시간을 한 시점, 또는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진행하는 한 점으로 지각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과거나 미래는 개념에 불과하다. 기억되는 현재만이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내에서 실제 사건과 연계될 수 있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