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 나라들의 문화들이 지역 별로 유사하면서도 또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럽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을 수 있지만 그 안에 있는 독일과 영국과 프랑스는 서로 또 다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왜 그런지에 대해 비교문화론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 비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문화는 가치로 가득 차 있고, 가치는 판단을 내포한다. 이 절의 이슈는 강력하게 가치 관여적이다. 도덕적-부도덕적, 적당한-부적당한 행동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의 비교는, 도덕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는 것이지 행위 그 자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다. 사회적 관계나 성적 관계에서 최고의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IBM은 세계 70여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이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은 거의 동일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적 능력은 비슷하다고 전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각국의 문화에 대한 내용을 설문조사를 하여 문화의 요인을 분석해 낸다. 이 책의 초판에서는 4개의 요인을 구분해내었는데 그것은 '개인주의-집단주의 차원', '권력 거리 차원', '남성성-여성성 차원', '불확실성 회피 차원'이 그것이다.
'개인주의-집단주의 차원'은 용어 그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권력 거리 차원'은 수직적 사회 구조를 받아들이는 정도를 말한다. 말하자면 누구는 지도자를 태어나고 누구는 조직원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옛날로 갈수록 이 권력 거리가 멀어짐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남성성-여성성 차원'은 규율을 중시하는 남성의 태도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여성의 태도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예를 들자면, 독일 사람들은 밤 12시에 도로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면 멈춘다고 한다. 그에 반해 프랑스 사람들은 차가 없으면 빨간불에 개의치않고 건너간다고 한다. 이럴 때 독일은 남성성이 강하고, 프랑스는 여성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 한국은 여성성이 강하고, 일본은 남성성이 강하다.
'불확실성 회피 차원'은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한번 가보는 것과 무엇이 있는지 알기 전에는 언덕을 넘어가지 않는 태도 사이의 정도를 말한다. 주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불확실성 회피 경향이 적다. 왜냐하면 신이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므로 새로운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더라도 일단 가 보는 개척자 정신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들을 바탕으로 2판에서는 중국계 관리자들을 조사하여 제5 차원인 '유교적 역동성 차원'을 추가하였고, 3판에서는 '응석-절제 차원'도 추가되었다.
각 나라마다 이러한 차원들의 대표값이 다르기 때문에 한 차원만 놓고 보면 유사한 집단으로 묶을 수 있지만 다른 차원들을 고려하면 또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의 차원들은 각 나라들의 문화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설명하고자 할 때 유요한 도구가 된다.
이 중에서 대부분의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주목할 만한 차원이 두가지 있다. 그것은 '개인주의-집단주의 차원'과 '권력 거리' 차원이다. 비교 대상의 나라들을 개인주의화 정도가 큰 순서대로 나열하고, 권력 거리가 작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그 배열은 국가의 부유함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이 분석에서 밝혀졌다. 그 말은 개인주의화 정도가 클수록, 권력 거리가 적을수록 국가가 부유하다는 말이다. 물론 상관관계이지 인과관계는 아니다. 이 상관관계는 한 국가 내에서도 성립한다. 한 국가 내에서도 부자들의 집단은 개인주의화 정도가 높고 권력 거리가 작은 경향이 있다. 어느 나라 할 것없이 조폭들이 그 나라에서 가장 집단주의적이고 권력 거리도 먼 집단들이다.
저자는 문화상대론자여서 이런 내용들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는 상당수의 사람들은 앞에서 언급한 내용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훌륳한 지침을 이 책이 전해준다고 할 수 있다. 강력 추천 목록에 올려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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