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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성장의 한계 - 도넬라 & 데니스 메도즈, 요르겐 랜더스

thinknew 2016. 4. 22. 20:11

진보적 아젠다 중에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것이 있다. 지속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환경이 파괴되면 인류는 결국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되므로 불평등을 완화하고, 환경을 보호하여 성장을 지속시키자는 뜻이다. 지금은 환경 보호 운동도 좀 시들한 것 같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말도 언론에서 거의 사라진 걸 보면 이것도 다른 많은 진보적 아젠다처럼 '뜻은 좋으나 실행에는 문제가 있는' 그런 것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진보나 보수나 할 것 없이 오류를 범하는 것은 '가치'를 행위에 선행시키기 때문이다. 그래도 진보의 오류가 보수의 오류보다는 낫다. 왜냐하면 인간 사회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변화이기만 하면 변화해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필연적으로 문제를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월드 3라는 컴퓨터 모형을 이용하여 인류의 미래를 여러 시나리오로 시물레이션해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저자들은 성장의 신화에 대해 먼저 경계를 한다.

"가난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 말은 틀림없는 것처럼보인다. 말을 철석같이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재 구조화된 경제 체계에서 성장이 가난을 끝내지 못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의 성장 방식은 가난을 영속화하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벌어지게 만든다."

저자들은 모형이라는 것이 한계도 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형을 이용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모형은 실제 현실을 아주 단순화해서 표현한 것이다. 현실을 아주 완벽하게 복사해낼 있다면 모형을 만드는 일은 필요 없을 것이다. 이를 테면, 도로 지도에 실제 지형을 포함해서 모든 풍경들이 들어 있다면 그것은 운전자들에게 전혀 쓸모가 없다. 도로 지도는 도로를 중심으로 길을 표시해야지, 예를 들어 길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이나 식물들의 특징을 모두 나타내서는 곤란하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대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유와는 좀 다른 이유를 월드 3 모형은 보여준다.
"세계의 붕괴에 대한 우리의 우려는 세계가 지구에 축적된 에너지와 원자재를 모두 소진할것이라는생각께서 나온 것이 아니다. ………… 월드 3 모형이 보여주는 전망들을 분석해 우리가 우려해야 것은 오히려 지구의 자원을 개발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을 현명하게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저자들은 생태발자국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우리가 여기서 사용하는 가장 최근의 접근 방식은 생태발자국이라는 개념이다. 개념은 인간이 자연에 미치는 총체적인 영향력을 말한다. 자원 추출, 오염 물질 방출, 에너지 사용, 생물다양성 파괴, 도시화를 포함해서 모든 물질적 성장의 결과는 자연에 미친 영향의 총합으로 정의될 있다."
그런 다음 저자들이 제시하는 의문은 다음과 같다.
"생태발자국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당연하다. 문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막을 것이냐이다."

저자들은 문제의 인식과 대응에 대한 세가지 시나라오를 제시한다.
"인간 세계는 자원 사용과 오염 방출이 지구의 지속 가능한 한계를 넘어 늘어났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지 방식으 반응할 있다.
번째 방식은 신호들을 부인하고 무시하거나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번째 반응 방식은 한계 초과에 따른 압박을 기술과 경제적 처방으로 다소 완화하는 것이다.
번째 반응 방식은 근본 원인을 찾아낸 잠시 뒤로 물러나서 오늘날 인간의 사회경제 체계가 관리 부재 상태이며 자체의 한계를 초과해 붕괴로 향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궁극적으로 시스템의 구조 자체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세번째 반응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구조를 바꾼다는 말을 들으면 대개 험악한 상황을 연상한다. 혁명가들은 사회를 변혁한다는 의미로 말을 쓰고 때로는 과정에서 폭탄이 터지는 상황도 연상할 있다. 사람들은 구조를 바꾼다는 말을 건물을 해체하고 건물을 짓는 것처럼 물질적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것은 권력 구조나 계급 제도, 지휘 계통을 바꾼다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구조를 바꾸는 일은 어렵고 위험하며 기존의 경제나 정치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론이 좀 허무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자들이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방안들은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제공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물질적 생활 수준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적절하고 안전하고 공평하게 분배될 있도록 인구와 자본, 기술이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야 한다."
"지속 가능성은 반드시 '제로 성장' 의미하지는 않는다. 성장만을 고집하는 사회는 목표에 제기되는 어떠한 의문도 거부하려고 한다. 하지만 성장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성장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지속 가능한 사회는, 자연과 사회가 부담해야 비용을 모두 따져보았을 , 거기서 얻을 가치보다도 대가가 경우, 일이 무엇이든 간에 한계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거나 당장 멈추게 하기 위해서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있는 사회를 말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는 현재의 불공평한 분배 형태가 영원히 지속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영원히 가난 속에 갇혀 지내지 않게 것이다. 가난이 지속될 없는 까닭은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가난한 사람들이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고 그런 상황을 참고 견디지도 않는다. 둘째, 세계 인구의 일부를 지속적으로 가난한 상태에 두는 것은 강제로 극단적인 인구 억제 조치를 취하거나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고는 인구 증가를 안정화시키지 못한다."

실행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이런 방안들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보다는 알고 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또 이런 생각들을 지속적으로 전파시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진보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적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격려가 되는 구절이 있다.
" 중요한 지적은 마거릿 미드가 말로 널리 알려진 인용문에서 분명하게 표현된다. "세상을 바꾸려고 마음먹은 개인들로 구성된 소집단의 힘을 결코 부인하지 마라.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꿀 있는 유일한 힘이다.""

세상을 보다 건전하게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진보주의자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안이 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