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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성격의 탄생 - 대니얼 네틀

thinknew 2017. 6. 2. 17:34

우리는 흔히 타인을 지칭하면서 '성격이 어떻다'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 성격이라는 것이 평생 변하지 않는 것으로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고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기도 하다. 심리학자들은 '성격'에 대해 여러가지로 정의했지만 지금은 크게 다섯가지 범주로 나눈 것을 대체로 받아들인다. 이 다섯가지 성격의 범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은 책이 다음 책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그냥 'Personality(개성 또는 성격)'이다. 저자는 먼저 성격의 5대 특성 범주를 소개한다.
"'5대 성격특성' 흑은 '5대 성격요인 모델 model of personality' 또는 '빅 파이브Big Five' …… 이 모델의 기본 개념은 인간의 성격은 외향성extraversion, 신경성neuroticism, (신경증 또는 신경 과민을 말한다) 성실성conscientiousness, 친화성agreeableness, 개방성openness이라는 다섯 가지 특성으로 결정되며, 모든 사람은 이 다섯 가지로 성격 점수를 매길 수 있고, 이 점수를 알면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 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책에서는 5대 범주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해서 OCEAN이라고 하기도 한다.

저자는 성격이 심리학 연구 대상이 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진화심리학자의 최초 관심사는 인간이 가진 일반적인 정신 메커니즘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초기 진화심리학자들은 개인 간의 차이에 거의 관심이 없었고, 성격심리학에 진화론적 사고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런 추세도 바뀌고 있다. 우리는 인류가 아니라 같은 인종의 개인들 간에도 기질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다수의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는 사물을 가능한 한 잘 계량화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대로 계량화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사실 '학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심리학과 '그렇지 못한' 심리학을 구분하는 기준은 계량화의 정도다."
"따라서 성격을 표현하는 것은 결국엔 사람들 간의 신경생물학적 차이, 심지어 사람들 간의 유전적 차이를 표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신경심리학의 중심 논제다."
"심리학이 추구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예측을 하려는 것이지, 인간이 언제 무엇을 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별 범주들에 대한 광범위한 설명이 있지만 모두 요약할 수는 없으니 (나의 생각에) 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요약한다.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외향성 수치가 낮은 사람보다 사교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말이 더 많으며, 파티를 더 좋아하고,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한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또 외향적일수록 다른 사람보다 사람을 더 빨리 사귄다."
"기쁨과 흥분의 반대는 슬픔과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과 홍분이 없는 상태- 지루한 무감각 상태 -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긍정적인 감정의 양으로 우리의 부정적인 감정의 양을 알 수 없다. 한사람의 긍정적인 감정의 양과 부정적인 감정의 양은 서로 독립적이며, 아무런 관계가 없다."
"외향성에 차이가 나는 것은 자극과 동기에 반응하는 긍정적인 감정의 정도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자극과 동기에 대한 반응성이 크고, 따라서 사교, 성공, 칭찬, 로맨스를 통해 열정적으로 홍분을 느끼려고 한다. 반면 외향성 수치가 낮은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시스템의 반응성이 적고, 따라서 사교, 성공, 칭찬 등에서 얻는 심리적 혜택도 적다."

"외향성이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 있는 것처럼 신경성은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 있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감정이란 무엇인가? 공포, 걱정, 모욕감, 죄책감, 혐오, 슬픔 등의 감정으로, 이런 감정을 경험하면 불쾌하며, 이 불쾌감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하나의 설계특징design feature이 된다. 긍정적인 감정이 존재하는 이유(설계특징)가 우리로 하여금 좋은 것을 추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면, 부정적인 감정이 만들어진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먼 조상 때부터 나빴던 것을 피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부정적인 인생사에 더 강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그렇게 반응할 부정적인 인생사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많은 요인들-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이 있다. 첫째, 신경성은 유전되어 가족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신경성 수치가 높은 가족 구성원이 우울증, 자살, 그리고 친척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여러 유형의 고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평균보다 크다. 둘째,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자부심이 낮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큰 일이라 해도 그것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 셋째, 부정적인 감정은 피하려고 했던 바로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대 성격특성에서, 충동 통제와 관련된 성격은 성실성conscientiousness이다. 성실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절제력이 있고, 체계적이고, 자신을 잘 통제하는 반면, 성실성 수치가 낮은 사람은 충동적이고, 제멋대로이며, 의지가 약하다."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외향성 수치가 낮은 사람보다 음주, 마약, 또는 스릴 넘치는 도박게임에 더 열광한다. 이런 일들이 측좌핵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이 성실성 수치도 높으면 음주, 마약, 도박이 가져다주는 흥분이 아무리 크다 해도 그것을 끊을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날 일을 해야 하거나, 훨씬 더 짜릿한 스카이다이빙을 즐기기 위한 돈을 저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사람이 추구하는 보다 중요한 다른 목표나 규범을 위해 주변환경으로부터 유발되는 반응- 마약, 알코올, 도박 등 그것이 어떤 보상을 주는 반응이든 간에 -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뇌 메커니즘이 있다. 이런 통제 메커니즘이 강한 사람은 매우 절제력 있고 성실하며, 그 통제 메커니즘이 약한 사람은 충동적이다."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현상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 즉 어떤 심리작용으로 인해 인간이 타인 존중 행위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한 답은 꽤 분명한데, 현상적인 이유의 관점에서 타인 존중 행위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라는 광범위한 정신 메커니즘과 관련되어 있다. 마음이론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정신상태(마음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마음이론을 통해 우리는 건너편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이 허기를 '느끼고' 음식을 '원하며' 우리가 그에게 음식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친화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협조적이고, 사람을 잘 믿고,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반면, 친화성 수치가 낮은 사람은 차갑고, 적대적이며, 온순하지 않다."
"관계지향성과 도덕적 기쁨이 높은 친화성의 특징이라면, 낮은 친화성의 특징은 무엇일까? 친화성이 낮은 사람은 타인을 믿거나 돕는 경향이 적고, 냉정하거나 적대적인 경향이 많으며, 인간관계가 별로 조화롭지 못하고, '위로' 같은 상호주의적이고 협력적인 단어 보다는 '공격' 같은 성취 지향적이고 경쟁적인 단어를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마음읽기와 공감하기 같은 마음이론 작용이 적으면 타인을 불신한다. 결국, 타인의 마음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을 적대적으로 본다."

자폐증과 사이코패스도 이 친화성과 연관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요약해 버리면 잘못 전달될 소지가 대단히 크므로 직접 읽어 보길 권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개방성은 특히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능력, 그리고 독창적인 예술작품과 관련이 있다."
"긴즈버그와 <아우성>에서 발견한 네 가지 특징- 광범위한 연상, 규범과 인습에 대한 부단한 저항, 초자연적인 믿음, 정신병 증상의 경험 -은 시인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보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성격으로서 개방성의 특징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네 가지 특징은 지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보통 전통에 반항하는 태도를 보이며,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고, 기존 제도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고 한다."


이어서 성격특성과 지능의 차이점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재치와 기민함에 대해서는 이미 훌륭한 연구가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지능이라고 부른다. 지능은 다른 성격특성과는 다르다. 우리가 이해하는 한 지능은 뇌 시스템 전체의 전반적인 효율성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은 언어나 비언어 문제의 해결, 그리고 손재주가 뛰어나며, 신경세포의 자극이 팔로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다. 반면, 5대 성격특성은 신경 시스템 전체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아니라, 외향성의 보상 메커니즘이든, 신경성의 위협감지 메커니즘이든, 친화성의 감정이입 메커니즘이든 간에, 어떤 구체적인 메커니즘의 상대적인 '활성화'를 말하는 것이다."

또 성격특성에 유전적 기여도는 대략 50% 정도이며,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영향은 거의 없다는 점은 대체로 학자들이 합의했지만 그 나머지는 자식들이 개별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확정적인 가설은 없다는 이야기도 하고, 장남 또는 차남 같은 형제 서열이 성격특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프랭크 설로웨이의 가설이 지금은 부정되었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리고 성격특성 연구에서 드러난, 때로는 우리의 직관과 일치하기도 하고 완전히 다르기도 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려 두었다.
"이 책의 긍정적인 메시지는 여러분의 기본적인 성격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5대 성격특성은 모두 그 수치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더 좋거나 더 나쁜 성격이란 없다(각 수치가 중간 정도라면 특별한 장점은 없겠지만 특별한 단점도 없다. 따라서 이 경우도 더 좋다거나 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 자신이 물려받은 성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행동 패턴을 찾는 것이다."

이 책은 심리학계에서 가장 널리 수용되는 5대 성격특성의 장단점, 그건 특성이 드러나게 되는 신경생리학적 바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므로, 자신과 타인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강력 추천 목록의 앞자리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