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박근혜 정권이 이슈 물타기 하는 법 감상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 논란)

thinknew 2016. 10. 4. 07:19


박근혜 정권은 뻔한 것을 가지고 문제로 만드는데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 정권이 이슈 물타기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에 관한 것이다. 우선 이게 왜 뻔한 것인지 부터 확인을 해 보자.

http://news.jtbc.joins.com/html/922/NB11324922.html

"[이윤성 위원장/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 : 고인의 사망 원인 중에 원사인은 급성경막하 출혈을 비롯한 머리 손상입니다. 사망의 종류는 그거에 따라 결정하기 되기 때문에 급성경막하 출혈이 질병으로 생긴 게 아니면 그렇다면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입니다. 그게 제 의견입니다.]"
"[이윤성 위원장/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 : 진단서라는 게 만일 무슨 의료기관이 작성하는 거라든지 이렇게 하면 그건 직권으로 바꿀 수가 있겠죠. 그런데 진단서는 진료를 담당한 의사가 작성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제가 사적으로 권고하고 권유하고 설득했지만 만일 담당 의사가 그걸 고칠 생각이 없다고 하면 그걸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63950.html

"“만약 최선의 진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했다면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다.” 백씨의 주치의이자 문제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선하 교수(신경외과장)는 이 위원장 곁에 앉아 진단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대 특별위원회는 외인사라고 분명히 말했다. 병사라고 주장하는 주치의도 '외인사가 아닌 것'이 아니라 '연명 치료를 안받아서 병사'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니 결론은 외인사라는 이야기다. 이런 분명한 결론을 두고 왜 논란이 벌어질까?

법정에서는 '합리적 의혹'이라는 말이 나온다. 배심원들은 실상을 모르는 상태에서 변론을 통해서만 판단해야 한다. 검사 측에서는 유죄를 강력하게 주장한다. 변호사들이 이걸 피해가기 위해 주로 써먹는 방법이 바로 '합리적 의혹' 제기이다. 증거가 신뢰성이 없다느니, 증인의 증언이 믿을 수 없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법은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생각에 근거해 있으므로 실제로 '합리적 의혹' 제기에 의해 유죄 평결을 피해가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있다.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 논란을 통해서, 이 교활한 정권이 노리는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합리적 의혹 제기이다. 서울대 병원 의사라는 권위를 이용해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효과적이라는 것이 꼴통들의 반응을 통해 증명된다. 꼴통들은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문제없으면 부검하면 되지 않느냐?" 그런데 '외인사'라고 이미 나와 있는데 왜 부검을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모르쇠다.

다른 하나는 논란 그 자체다. '외인사'냐 '병사'냐, 부검을 하느냐 마느냐, 논란 그 자체로 사람들의 시선을 여기에 집중시키는 효과, 즉 정권이 감추고 싶어 하는 비리로 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물타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과학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치는 그 과학을 다루는 인간에게서 나온다. 과학자들이 정권에 봉사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천안함 사건 때도 카이스트의 권위있는 재료공학자가 사건 경위를 다루는 위원회에서 공학적 지식에 근거한 것이 아닌 정권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 경우가 있었다. 이번 논란도 권위있는 서울대 병원 의사가 정권에 봉사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여준 경우에 해당한다. 권력 앞에 비굴해 지는 의사나 과학자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이 정권이 얼마나 타락한 정권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하는 이유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