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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금연 구역에서 뺨 맞은 아기 엄마와 로또 때문에 분쟁 중인 모자

thinknew 2016. 8. 8. 16:51


우리의 전통에는 유감스러운 점이 많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윗사람으로 보는 관점과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효' 관념이 그렇다. 다음 두 기사를 보자.

http://www.ibabynews.com/news/newsview.aspx?newscode=201608081418203420004508&categorycode=0010

"최근 한 아기 엄마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했다가 뺨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아기 엄마가 남성의 폭행을 폭행으로 대응했다는 이유로 경찰은 해당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처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에게 피지 말라고 했다고 뺨을 때렸다는 기사다. 그 남성은 50대라고 알려져 있다. 가장 권위를 내세울 나이이긴 하다. 젊은 아기 엄마가 감히 연장자에게 하라 마라 했다 이거겠지. 문제를 일으켜 놓고는 쌍방 폭행을 주장하기도 하고,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는 점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노릇이다.

이 기사도 흥미롭다.

http://www.fnnews.com/news/201608072359462060

"지난 5일 오후 경남 양산시청 현관 앞에서 부산에 산다는 한 할머니(79)와 딸 2명이 '패륜아들을 고발한다'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아들 대신 손주들을 돌봐줬기 때문에 로또에 당첨된 아들이 할머니가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집 한 채 정도는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들이 로또에 당첨되었으니 어머니에게 집 한채 해 줘야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다. 여기에 딸까지 가세한 것을 보면 횡재한 아들이 가족들에게 많이 나누어주지 않은 것이 불만의 원인인 모양이다.

두 기사는 우리의 전통 관념이 악용된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삼강오륜'이라는 전근대적인 윤리 관념이 아직도 나이든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전근대적이긴 하나 윤리 그 자체가 문제일리는 만무하다. 문제는 사회가 그것을 주입식으로 가르쳐 놓으니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걸 내세우는 인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은 것이 더 문제이다.

금연 규정이 아니꼬울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법규로 제정된 이상 지켜야 한다. 또 사람이니 그게 법규라 하더라도 어길 수는 있다. 그런데 법규를 어긴 인간이 장유유서를 먼저 앞세운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버스 요금을 내라는 기사의 요구에 '너는 애미 에비도 없느냐'라고 기사를 폭행한 영감쟁이도 있었다.

기사에 등장한 모자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성한 자식의 재산을 부모라고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걸 시청 앞에서 일인 시위까지 하는 것을 보면 이들도 효를 자기네들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이 분명하다. 얼마 전에는 인기 가수 장윤정도 돈 문제로 모녀지간에 송사가 벌어진 일이 있었다. 이들도 속사정을 알 길이 없으니 가타부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긴 하지만 장윤정의 어머니가 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가 문제인지 분명해 진다. 장윤정의 어머니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자식 등꼴 빼먹지 않는 연예인 부모 있으면 나오라 그래라." 장성한 자식의 재산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고 소송까지 거는 것을 보면 이도 왜곡된 관념의 소유자이다.

노인들은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 부모도 우리를 있게 한 존재이니 공경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게 법에도 우선하고 절대적인 것처럼 굴면 심히 곤란하다. 예전에는 노인들의 경험이 소중했지만 지금은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성실하게 키우면, 예외적인 경우가 가끔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자식도 부모를 공경하게 되어 있다.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다. 더욱이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언론들이 부추길 문제는 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