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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근다?

thinknew 2017. 6. 10. 09:34


공적인 일을 함에 있어서 명분이 중요함을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 일을 해야 할 명분이 뚜렸하다면 겉으로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당당하게 해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해받을까 두려워 명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들도 있다.

먼저 명분에 따른 당당한 일처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797050


"청와대는 9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을 임명하는 등 차관급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노 신임 차관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공직에서 물러난 당사자다."
"노 차관은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출전한 승마대회 관련 보고서를 최씨에게 유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올렸다는 이유로 강제 퇴직당했다."


노태강의 차관 임명에 대해 '보은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 나오자 청와대는 '그렇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우리도 한번 의문을 가져보자. 왜 '보은 인사'는 하면 안되는가? 그리고 도대체 뭐가 '보은 인사'인가? 문재인 정부가 노태강에게 빚을 졌나? 박근혜 정권의 심기를 건드려 좌천된 윤석열 검사만큼 검찰 개혁에 적임자가 어디 있으며, 마찬가지로 박근혜에게 찍혀 목이 날아간 노태강 만큼 난마처럼 꼬인 체육 행정을 바로 잡을 적임자가 또 어디 있겠나. 그걸 '보은 인사'처럼 보일까 두려워 하지 말아야 된다는 말인가? 결국 '보은 인사'냐 아니냐를 따지는 놈들이 웃기는 놈들이라는 것이지.

다음 경우도 보자.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1897


"지난 19대 대선 때 문재인 캠프를 출입했던 한 모 SBS 기자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에 내정됐다. 대선 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사를 썼던 기자가 최소한의 공백 기간 없이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권력 기관, 그것도 큰 권력 기관이어서 감추어지는 순간 부패한다는 것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겪으면서 너무나 절실하게 깨달은 점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최소한을 제외한 모든 것을 국민에게 개방했다. 그 개방 대상에는 언론도 포함되는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으므로 청와대 입장에서는 언론 관계를 전문적으로 다룰 보좌관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기자 출신을 행정관으로 뽑겠다는데 이게 문제가 된단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쓴 기자를 발탁하는 게 문제라나? 그 기자가 쓴 기사 제목을 한번 보자.


뭐가 문제인가? 대선 한참 전부터 문재인이 대세아니었나? 대세를 대세라 하는데 뭐가 문제일까? 백번 양보해서 저게 문재인에게 우호적인 기사였다고 인정을 해 줘 보자. 그렇다 한들 뭐가 또 문제일까? '기자가 권력에 아부해서 한자리를 얻었다'라는 오해를 싸지 않기 위해, 청와대는 막무가내로 비판 밖에 할 줄 모르는 조중동 기자라도 채용해야 한단 말인가?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또는 그렇게 보일려고 애을 쓰는) 인간들에게는 권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 또한 중요하다는 점이 보일리가 없을 것이다. 정당한 평가없이 오직 비판에만 몰두하느라 스스로 개혁의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되어 버렸던 개혁 언론의 흑역사가 불과 10여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과거로 부터 배우지 못하면 어리석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존재들이 한 둘이 아니어서 언론들만 어리석다고 할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찌보면 럭비공같은 여론의 흐름에서 천당과 지옥을 여러번 경험하고 나면 살아남을 것과 도태될 것이 점차 구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