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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08 부자들은 왜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 - 폴 피어슨, 제이콥 해커 II



지난 포스트에서 미국 사회가 승자 독식 현상으로 인한 심각한 부의 불평등 상황에 놓여 있고, 그 핵심적인 원인이 정치에 있음을 요약했다. 이번 포스에서는 정치가 실제로 승자 독식 사회를 어떻게 심화시켜 갔는지 그 과정을 먼저 요약한다.
"'파탄'이나 '붕괴' 같은 단어는 결코 강경한 단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정치 회복의 전제 조건은 위기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거대 개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거대 다수가 촉매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치 회복에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국 민주주의의 건강 상태는 항상 미국의 정치 회복에 달려 있었다. 즉, 경제 변화들로 유발된 정치 표류가 정부의 발목을 잡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대다수 국민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상황을 격퇴시키는 주기적 활동에 크게 의지해왔다는 것이다. 리프먼이 살았던 진보주의 시대는 20세기에 일어난 세 차례의 대규모 개혁기 가운데 그 첫 번째 시기에 해당된다. 뉴딜 정책이 두 번째였고 그리고 우리가 2부에서 살펴보게 될 '기나긴 1960년대'(정부의 경우, 1964년부터 시작된 이 개혁이 1977년까지 이어졌다)가 세 번째 개혁기였다. 이런 정치 회복기에는 언제나 대규모 공공사업이 추진되었다. 사실 이런 사업들은 급속한 사회 및 경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 실정, 월권행위, 불평등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민주주의의 역동성은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라앉히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교화시켰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 이후 정치 회복은 장기적인 답보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그런 정치 회복의 빈 자리를 승자 독식 경제가 차지해버렸다. 고대 사상가에서부터 미국의 건립자들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이론가들이 그렇게도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저자들은 정치가 승자 독식 현상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은 조직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한다.
"하지만 정치 대립의 그랑프리가 선거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정책이라는 시각을 갖기 시작하면 우리는 정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이 오래 지속되고 거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싸움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대결이 스테이플스 센터(Staples Center)에서 열리는 보스턴 셀틱스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간의 시합보다 로마 시대의 콜로세움에서 벌어졌던 검투사들 간의 싸움에 더 가깝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그런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현대의 정치 검투사들은 누구인가? 원자화된 유권자들은 정치 검투사와는 거리가 멀다. 오늘날 정치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가진 무기를 휘두르며 상대방이 쓰러질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는 진짜 검투사는 조직화된 집단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마도 조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조직은 사회의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개인들을 하나로 이어주고 표준적인 운영 규칙을 제시한다. 중요한 정보를 제공, 분류하고 개인들의 활동이 전체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분명한 사실은 철저히 개별 기업가들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사업 세계를 오늘날은 이런 거대 조직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련 정보나 지식이 취약한 유권자들이 워싱턴 정가에 계속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조직이다. 미국 정치에서 누구를 겨냥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은 자신들을 붙잡아줄 강력한 밧줄과 일관된 신호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조직이다. 그래야만 유권자들이 공공정책의 변화를 감지하고 거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를 '쇼'로 보는 사람들은 유권자와 정치에 초점을 맞추지만 정치를 조직 싸움으로 보는 사람들은 집단과 정책을 강조한다. 유권자들은 결코 무력한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실제로 수행하는 활동에 대해 유권자의 관심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오래 지속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부자들을 위한 조직은 점점 더 세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반면 중산층을 위한 조직들은 약화 일로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물론 대기업들도 정부에 강력히 대항했다. 1972년, 세 개의 재계 단체를 통합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usiness Round Table)이 탄생했다. 이것은 회원 가입을 재계 서열 상위 기업 최고경영자들로만 제한한 최초의 협회다."
"워싱턴 정가가 이른바 경제적 패자들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된 데에는 난타당한 노조, 여기저기로 흩어진 공익 단체,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정치적 부상,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 등 여러 요인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론은 간단하다. 일반 대중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증폭시켜주던 신호와 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했고, 제대군인원호법을 통과시키며 황금기를 누렸던 시민사회는 실종됐다는 것이다."
"중산층의 경제 문제에 관심을 쏟던 조직들이 하나, 둘 무너지면서 제대군인원호법이 통과될 당시에 미국 정치의 중심부를 장악했던 평범한 유권자들의 정치 활동과 영향력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부자들을 후원하는 이익 집단들이 정치에 개입하면서 일차적으로 선택한 정당이 공화당이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레이건 행정부부터였다.
"노동계의 진짜 목표는 노조 결성을 용이하게 하고 경영자들의 반노조 전략을 차단할 수 있는 노동법 개혁이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민주당 소속 지미 카터가 집권한 상황에서도 노조가 이런 참패를 겪었다는 것은 앞으로는 이길 승산이 더욱더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노동법 개혁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1978년도 세법의 탄생은 워싱턴 정가의 통치 방향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로널드 레이건이 입법 분야에서 거둔 가장 큰 업적으로 칭송받는 이 경제회복세금법은 사실상 경제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할 수 있도록 미국의 세법을 완전히 뜯어 고친 것이다. 그러나 그 속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때문에 발생한 가장 큰 변화는 양당 간 대립의 본질이다. 이제 민주, 공화 양당의 정치적 대립은 어느 쪽이 부유층에 더 많은 혜택을 안겨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몸부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1970년대 이후 미국 정치의 변화, 불평등 경제의 부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정치인을 한 명 꼽으라면 단연 로널드 레이건이 1순위일 것이다.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나 흠모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레이건이 뉴딜 정책의 종말이라는 정치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보수주의자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대변인이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정치인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미국의 정치 판도를 바꿔놓은 '게임 체인저(Game-Changer)'였다. 미국의 정치가 레이건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나누어졌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1978년이 미국의 정치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민주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모두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와 재계가 다시 부활한 해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1982년은 일어나야 할 무언가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의 '무언가'란 레이건 정책의 붕괴다."


다음 글에서 계속.............


Posted by think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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