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받으면 자서전을 쓰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00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릭 켄델이 자서전을 썻다. 이 자서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개인의 삶의 흔적들은 책의 조금만 차지할 뿐이고, 글의 대부분은 저자로 하여금 노벨상을 받게 만든 과학 탐구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는, 근대 과학이 지금과 같은 거대 문명을 구축하는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었던 경험적이고 환원주의적 접근 방식과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극복하고 유물론으로 귀착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켄델은 과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가 신비라고 표현하는 인간의 정신 또는 의식이 결국은 뇌의 물리적 작용으로 환원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저자는 '정신의 신비'도 뇌의 신경세포를 연구함으로써 알 수 있다고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