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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19 유쾌한 경제학 - 토드 부크홀츠
  2. 2016.01.29 윤리학과 경제학


유시민이 경제학 저술가로 활동할 때 한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경제학과는 인문계라서 수학을 못해도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대학에 가 보니 이공계 못지 않게 수학을 잘 해야 하더라." 경제학이 출발점은 시장의 관찰이었지만 중간에 수학적 모델을 구축하는데 몰두하느라 경제학에 내재된 모순을 깨닫지 못하여 경제학이 경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래도 영향력은 여전하다. 왜냐하면 국가든 사회든 가정이든 경제 계획은 필수이고, 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불완전하다 하더라도 경제학 모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행동경제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주류 경제학의 오류를 분명하게 지적하기 전에도 경제학 내부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활동이 꾸준하게 있었다. 그것을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서술로 설명한 것이 바로 다음에 요약할 책이다.


이 책의 원 제목은 'From here to economics('여기'에서 '경제학'으로)'이다. '여기'는 경제학이 어렵고 따분하다고 인식되는 현재의 위치를 말한다. 그리고 경제학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겠다는 것이 저자의 의도이다. 그래서 번역 제목을 '유쾌한'이라고 붙였겠지만 책의 내용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목이 좀 선정적이다. 아무튼 저자는 주류 경제학이 딱딱했음을 지적한다.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 영국의 역사가, 수필가)은 1800년대에 이미 경제학자들을 '우울한 과학자들(dismal scientists)'이라 불렀다. 이러한 유형의 모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모욕을 받을 만하다. 분명히 그들은 사물의 한 측면 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학이 우울한 과학이 된 이유를 설명한다.
"생물학자와 달리 경제학자는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을 할 수 없다. 따라서 경제적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적 모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경제학의 대가들은 스스로를 강건한 과학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교육자들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절름발이로 묘사한다. 사실 경제학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 시스템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절름발이다."


그러나 저자는 경제학을 설명하면서 수학을 전혀 동원하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류 경제학의 문제는 많다. 다음에 요약한 내용은 주류 경제학에서 풀지 못했던 것들의 일부를 보여준다.
"우리는 영원한 호황도, 무한한 침체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런 현상이 불가능하다고 증명할 수도 없다. 마치 아직까지 영생한 사람이 없지만 의사는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현직 정치가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흔히 발표된 낮은 실업률에 코웃음을 치며 낙심한 노동자들(discouraged workers)도 실업률 산정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문제는 낙심한 사람들과 일하기 싫어서 노는 사람들을 구분할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이다. 경제학 이론들은 때때로 단순한 것을 심오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위대한 경제학자인 하이에크(Friedrich von Hayek)는 사람들이 모든 사실을 다 알지 못해도 과감히 행동해 나갈 수 있을 때 문명이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관련 정보를 모두 다 끌어모으는 불가능한 작업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 하이에크의 이 '무지해도 된다는 주장(ignorance argument)'은 정부가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한 정면 공격이다."
"물론 자유 시장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생산자들이 담합하여 소비자의 돈을 빼앗는 경우가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내시(John Nash)같은 '게임 이론가들(game theorists)'이 우리에게 알려 준 것처럼 때때로 생산자들끼리 경쟁을 제한하기도 한다. 마치 사자들이 한 우리를 공유하는 것처럼 생산자들은 서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한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은 종종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경제 교과서에서는 잘 알려진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소비재 상품들의 경우 거의 무적이며 난폭하게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가르쳐 왔다. 그러나 그 기록은 허점 투성이다."
"그러나 한 사회의 경제적 발전은 경제학자들이 늘상 강조하는 기계나 토지 따위에 못지않게 교육에도 의존하고 있음을 경험적 연구들은 보여 주고 있다. 국가 역시 교육 시스템의 발전이 없다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경제학자들은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 '공익'과 '사익'의 균형 이라는 문제에 부딪친다."
"경제학자들은 우리에게 불확실성 uncertainty)을 깨뜨리는 쉬운 방법은 없다고 가르친다. 완고한 옛 본위제를 이용하든, 아니면 고정환율을 이용하든 그 결과는 마찬가지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가 몇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해도 어차피 우리는 각본을 알 수 없는 드라마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통화 정책, 재정 정책, 부채 문제, 인플레이션 문제, 미시경제학, 독점 문제, 마케팅 이론, 환경에서의 외부 효과 등을 잘 설명한다. 그렇다고 쉽다는 뜻은 아니다.

경제학자들 중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리카도와 케인즈 두 사람뿐이라고 한다.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경제학자들 중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없다는 것은 주류 경제학의 아이러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도 주류 경제학에서 금융을 잘 다루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들을 보면 투자와 금융 시장에 대한 주제가 항상 빠져 있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교수들이 자신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예를 들어 더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식 시장을 연구할수록 그들 자신들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회의적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효율적 시장 가설을 요약하면, 주식 시장은 공개된 모든 정보가 끊임없이 주식의 가격에 반영되어 아주 빠르게, 심지어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한다는 가설이다."
"따라서 효율적 시장 가설의 옹호자들은 제아무리 잘난 사람들도 시장 평균 수익률 이상을 올릴 수 없다는 그들의 주장을 완강히 고수하고 있다. '어떤 주식을 선택할까'를 놓고 신중히 검토하는 일은 분명히 쓸데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식 시장의 연구와 분석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환락가의 밴드 연주자들이나 마찬가지다. 항상 화끈한(?) 장면 주변에서 연주를 하고 있지만 정작 그 화끈함을 맛보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글을 마무리한다.
"일찍이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기업가들의 의욕이야말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가르쳤다. 기업가들은 혁신하고 창조하고자 하는, 특별하면서도 '심리적인 의욕'에 휩싸여 현재의 상태를 뒤흔들어 놓는다. …… 마찬가지로 케인스는 이른바 '동물적 활력(animal spirits)'이 자본주의에 동력을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적 활력이란 투자가들을 자극하여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도록 만드는 적극적인 힘이라고 케인스는 생각했다.
  이 모든 신비스런 힘들은 정상적인 경제학자들의 이론으로는 분석되기가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이 힘들이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크게 번성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이 출판된 1990년대에는 행동경제학이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경제 현상의 설명은 주류 경제학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시장의 관찰을 통해 드러냈다는 점에서 행동경제학으로 가는 길을 닦는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경제현상을 매끄러운 문장을 잘 설명하고 있어서 한번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그래서 독서 추천은 '일독을 권함'으로 한다.


Posted by think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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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과 경제학

독서 2016. 1. 29. 20:10

아마티아 센은 '후생 경제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 199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인도의 경제학자이다. 여기서 후생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복지라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보아도 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 치고는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 복지를 강조하는 경제학자여서 좌파 경제학자들에 의해 국내에 어느 정도 소개가 된 상태이다. 수학적 모델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것에 집착하는 주류 경제학자들 틈에서 복지를 이야기하고 불평등을 적극적으로 거론한다는 점에서 좌파가 선호할 수 밖에 없는 학자이긴 하다. 나의 윤리적 지향점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어서 센의 책을 두 권째 읽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저자의 주장을 먼저 보고 이야기하기로 하자.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는 아담 스미스라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그 아담 스미스가 사실을 잉글랜드의 글래스고 대학 도덕철학 교수였다. 계몽주의 시대의 지식인 답게 스미스는 인간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여, 유명한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분업에 의한 생산 효율의 획기적인 증대와 이기적 개인들의 경제행위를 이야기하게 된다. 이 '이기적 개인들의 효율적인 경제 행위'라는 개념이 이후의 경제학의 확고한 이념적 바탕이 된다. 이 개념은 경제가 오직 경제학으로만 연구될 때에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경제학이 점차 범위를 넓혀가면서 사회 현상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록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게 된다. 바로 인간의 이타적인 행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혀 설명할 수 없을 뿐더러 직접 충돌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모순은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데니얼 카너만이 주창한 행동경제학에서 설명이 가능해진다. 행동경제학에서는 경제인을 합리적으로 보지 않는다. 카너만은 원래 경제학자가 아니고 심리학자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한 결과 인간은 결코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을 오직 이기적인 존재로 또는 오직 이타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합리적(여기서 합리적이란 개인의 이익 축구를 극대화한다는 의미) 개인이라는 경제학의 전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스미스도 다른 책 '도덕감정론'에서 '정의의 도덕'과 '자애의 도덕'을 같이 이야기했다. 여기서 '정의의 도덕'이 시장에서의 정당한 교환을 지탱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자애의 도덕'은 인간의 이타적인 행동을 설명하는 개념이 된다. 결국 스미스는 인간의 행위 바탕을 제대로 관찰했지만 후대의 경제학자들이 자의적으로 합리적 개인이라는 개념만을 가져와서 그것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는데에 전력을 기울인 것이다.

주류 경제학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왔으나 주류 경제학 내부에서는 대안이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마티아 센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윤리학을 경제학에 접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센은 경제를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서양 철학의 지적 전통에 충실하게 그 기원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사실, 경제학은 다소 상이한 두 가지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기원은 모두 정치학과 연관되어 있었지만, 그 방식은 서로 약간 달랐다. 하나는 '윤리학'에, 다른 하나는 '공학'이라 불릴 만한 것에 관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정치학이란 바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대변되는 그리스 철학에서의 정치학을 말한다. 그리고 센은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현대 경제학의 특징인 자애심의 결핍"이라고 정의하면서도 서양 철학의 지적 전통에서는 조금도 벋어나지 않는다.
"경제학의 본질적인 성격이 일단 인정된다면, 경제학의 윤리학적 기원과 공학적 기원 모두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나로서는 행위동기와 사회적 성취에 대한 윤리학적 관점이 제기하는 심오한 질문들이 반드시 현대 경제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러나 동시에 공학적 접근이 경제학에 줄 것이 똑같이 많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센도 경제학자로서 주류 경제학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윤리학을 동원한다.
"윤리적 성찰을 빠뜨린 채로 인간동기를 기이할 정도로 편협하게 규정하는 것조차도 경제학에서 중요한 수많은 사회관계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경제학에 대한 비윤리적 접근이 반드시 비생산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냉정하게 합리적인 유형의 인간들이 우리 교과서를 채우겠지만, 세상은 훨씬 다양한 것이다."


결국 센도 인간이 이기적으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고 이타적인 요인도 경제학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논리 전개가 전적으로 사변에 의존하고 있어서 문제다. 몇 구절을 보자.
"실제 행위가 합리적 행위와 동일하다는 가정을 방어하기 위해 언급될 수 있는 것으로는, 이 가정이 비록 오류를 범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특정한 형태의 비합리성을 가정하는 다른 방법은 더 심한 오류를 범할 것이 확실하다는 주장이 있다."
"주류 경제이론에는 행위의 합리성을 정의하는 두 가지 지배적 방법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는 합리성을 선택의 내적 일관성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합리성을 자기이익의 극대화와 동일한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자기이익 극대화는 비합리적이지 않다거나 또는 적어도 반드시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자기이익 극대화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은 반드시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주 터무니 없어 보인다."
"보편적 이기심을 실제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도 잘못일 수 있지만, 보편적 이기심을 합리성의 요구조건으로 이해하는 것은 명백하게 부조리한 일이다."
이런 논리 전개는 오랫동안 사색해 온 윤리적 관념에 대한 설명으로는 내적 일관성이 있을지 모르나 경제학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센도 다음과 같이 모호한 말로 결론을 내려 놓았다.
"나는 후생경제학이 윤리학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본질적으로 풍부해질 수 있고 그리고 윤리학 연구도 역시 경제학과 더 긴밀한 접촉을 가짐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예측적이고 기술적인 경제학조차도 행위결정과정에 후생경제학적 성찰을 위한 여지를 더 많이 만들어둠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세 가지 작업 중 어느 것도 특별히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작업들은 뿌리 깊은 모호성을 안고 있으며, 문제들 중 많은 것들은 본래부터 복잡하다. 하지만 경제학을 윤리학에 더 가까이 접근시키려는 근거가 이 일이 하기에 쉬울 것이라는 점에 있지는 않다. 그 근거는 오히려 그러한 작업에 따른 보상에서 찾아야 한다. 그 보상의 크기는 꽤 기대해볼 만할 것이다."

사변적인 논리 전개가 허무한 것은 다음과 같은 예를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자신의 앞에 놓인 두 개의 건초더미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일지를 결정할 수 없어 굶어 죽는 뷰리던의 당나귀(Buridan's ass)는 합리적으로 건초더미 중 어떤 것이라도 선택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굶어 죽는 것보다는 어떤 것이라도 선택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나귀는 다른 건초더미가 아닌 바로 어떤 하나의 건초더미를 선택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따라서 둘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정당화되었을 것이다. 합리적인 공공의사결정은 이처럼 부분적으로만 정당화되는 선택을 따를 수밖에 없다."
어떤 생물도 선택을 못해 굶어 죽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예를 들어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잘해야 제자리를 맴도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1990년대면 문화진화론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센은 거기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마도 센이 주류 경제학의 지적 전통에 충실하지 않았다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센을 탓할 일은 아니다. 진화란 다양한 변이들 중에서 환경에 적응한 것들만이 살아남는다. 문화의 발전도 진화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센의 생각도 하나의 변이로서 등장했다가 적응하면 살아남을 것이고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다. 내가 보기에 진화론에 바탕하지 않은 사변적 논의는 머지 않아 도태될 것이다. 그렇지만 주류 경제학이 등한시하는 복지나 불평등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학자여서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활동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독서 추천은 중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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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ink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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