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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홍준표의 무죄, 그 뒤에 남겨진 것들

thinknew 2017. 12. 23. 09:28


홍준표가 대법 확정 판결로 무죄가 되었다. 사람들은 증거 능력 부족으로 유죄가 아니었을 뿐 '죄 없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정치인들에겐 아무튼 공식 판결로서의 '무죄'가 중요한 만큼 홍준표가 기사회생했음은 틀림없다. 기사를 보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824743.html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22일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5년 4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출신인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겼던 ‘성완종 리스트’ 등장인물 중 처벌받은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걸림돌을 제거한 홍 대표는 “보수우파의 중심으로 전력을 다하겠다”며 기세를 올렸고, 이 전 총리도 내년 6·13 지방선거 출마 등 정치적 재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한당은 홍준표 체제로 신속하게 재편될 것 같다. 속이 쓰리지만 도리는 없다. 유인태가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대로 판결이 났으니 홍준표가 좀 순해질른지 그거나 지켜봐야 하겠다.

류여해는 최종적으로 잘렸다고 봐야 한다. 이 인간은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를 이해하게 해 준다. 사나운 사냥개가 사냥은 더 잘하는 법이고, 사냥감이 사라지면 주인도 무는 법이니 말이다. 정치판에서는 기행이라고 불러도 좋을 쇼를 해서 당원들의 이목을 끈 다음 그걸 이용하려는 홍준표에 의해 최고위원 자리에 까지 올랐는데, 홍준표가 내치자 곧바로 그 이빨을 홍준표를 향해 드러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과 '주인도 물려고 드는' 철 지난 사냥개의 싸움에서 결국 전자가 이긴 셈이다.

녹취록이 있다고 큰소리치던 서청원과 친박 핵심들은 이제 완전히 맛이 가게 생겼다. 홍준표 말대로 시간이 가면 소멸될 인간들이어서 그 시간이 조금 더 빨라졌을 뿐이다. 그게 애닯을 이유가 1도 없음은 물론이다. 그와 더불어 서청원의 녹취록을 자당도 가지고 있다고 떠든 국민의당 이용주도 뻘줌하게 되었다. 이로서 이용주의 정치 생명도 다했다. 친박이 소멸되는 것보다는 아주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그동안의 정치 공작에 이름을 여러번 올린 전력을 생각하면 이도 친박의 경우나 도찐개찐이다.

홍준표 체제 하의 자한당은 어떻게 굴러갈까? 앞의 류여해에 대한 이야기에서 '철 지난 사냥개'를 거론했는데, 자한당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타고난 싸움꾼'이라고 떠벌리는 홍준표가 '철 지난 사냥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자한당의 문제는 홍준표를 토사구팽할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통제불능의, 그것도 '사나운 사냥개'가 이끌고 가는 자한당이 어디로 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니 그냥 지켜보자. 꼴통짓의 파노라마를 감상해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