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대패했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을 듯 하다. 그런데 요상한 기사가 하나 떳다.
친박이 61명…50% 차지,
“TK 중심 진박 전략공천 탓”
비박은 19대 72명→45명
김무성계도 불과 10명가량
20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에서 친박계가 원내에 대거 입성하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비박계 의원들이 친박계를 수적으로 앞섰던 19대 국회와는 역전된 상황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심상치 않다. 교과서 파동 때 보아서 알고 있다시피 박근혜는 정치를 모른다. 자신이 왕조시대의 여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직 자신의 신념에 목숨을 거는 꼴통이다. 그러니 여당이 대패하고 난 이후에도 박근혜가 한 첫마디가 "노동개혁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었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대도 새누리당에 친박이 세력을 더 넓혔다면 일단 20대 국회는 시작부터 골치아픈 암초를 만났다고 봐야 한다. 박근혜는 여왕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충성하는 친박들은 그런 박근혜의 의중의 충실하게 반영하려 들게 뻔하다. 그것은 곧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상황이 심히 우려되긴 하지만 세상사는 아무도 모르는 것인만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고, 이게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을 바꿀 수도 있다. 비박들은 박근혜의 신하 노릇을 하는 친박들의 행태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므로 권력 투쟁이 격화되고 거기서 비박이 승리한다거나, 아니면 새누리당이 분당되면 비박은 중도 우파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어느 선거치고 선거 과정이나 결과가 평범했던 적은 없었다. 이번 선거 결과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대승했다고 해서 금방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해 한편으로는 불안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를 가지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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