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크 데이비스의 '양복입은 원시인'은 사람들이 이상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 설명한다. 이상한 믿음을 가지기로야 무식한 유사 일베들도 빼 놓을 수가 없으니 이 책에는 당연히 그들에게 해 줄 말들이 있다. 하나씩 보자.
"원시 논리는 흥미로운 특성을 갖고 있다. 인간이란 "음, 이건 모르겠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 이 분야에서 최고인 과학자와 사상가들을 불러 파악해봐야지"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종이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심지어 현대인 중에서도 그런 성향은 보기 힘들다. 대신 의아한 사건이나 공격에 대해 초자연적인 설명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그러한 믿음을 방어하기 위해 다른 쪽의 이야기엔 귀를 막는다."
마이클 셔머 나 행크 데이비스 같은 진화심리학의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인간이 믿음, 신념 같은 것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 오류가 개입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이런 대가들의 언급을 들었을 때 우리가 보일 수 있는 상식적인 반응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믿음이 정말 타당한가?"라는 의문이어야 한다. 그런데 무식한 유사 일베 녀석들은 무수한 반대 증거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다. 자신들의 믿음에 대한 반대 증거들을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을 뿐더러 주어진 것조차 그게 자신들의 믿음에 반하는 것이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니 흔해 빠진 음모론을 들먹이거나 조롱으로 댓글질을 한다. 그게 진짜 조롱인지도 모른다. 그저 자신들이 생각할 때 그게 조롱이라고 믿는 것을 행한다. 그 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댓글에 믿도 끝도 없이 '병설리', '반사', 'ㅋㅋㅋ' 이런 것들을 달아놓는 것을 보면 자신들이 얼마나 초딩처럼 굴고 있는지 모른다는 뜻이지.
"일반인들이 사기꾼, 돌팔이, 미신적인 믿음을 주입하는 사람들에게 약한 것은 유전자 절개술이나MRI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의 부족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가 부족하면 꼴통 정치인들이나 자신들의 의도를 감춘 채 왜곡을 일삼는 비평가들, 또는 허경영 같은 황당함을 넘어선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믿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비판적 사고'는 인문학에서 기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학적 방법론이 발전하기 전에는 검증할 수가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몇몇 사상가들의 통찰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우리가 사실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과학적 방법론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과학 교육은 건전한 지적 생활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는 교육을 받을수록 자신이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아주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들도 잠정적인 지식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속담에도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라고 했다. 무식한 유사 일베들은 열심히 배워야 할텐데 배울 생각은 않고 여기저기에 자신들의 무식을 폭로하는 글질이나 해대니 큰일이다. 마이클 셔머도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는 자연스럽게 얻는 것이 아니다. 훈련, 경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무식한 유사 일베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게시판에서 말되 되지 않은 댓글 놀이를 할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정치적인 사건의 내막에 대해 균형잡힌 정보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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