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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KAL 기 폭파범 김현희가 김정남 사건에 한마디 했다

thinknew 2017. 2. 19. 17:00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275844&code=61131211



대한민국의 안보사에 황당한 일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은 주체사상을 정립한 것으로 알려진 황장엽과 KAL 기 폭파범 김현희가 대한민국 땅에서 잘먹고 잘 살았다는 점일 것이다. 황장엽은 천수를 누리다 죽었고, 김현희는 아직 살아 있으며, (정권의) 필요가 있을 때마다 한번씩 나타난다. 김정남 피살 사건에서도 김현희가 인터뷰를 했단다. 기사를 보자.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050525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인 김현희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살해에 대해 "동남아시아 여성을 고용한 청부 살인"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습니다."
"김현희는 오늘 발간된 이 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권 소지 여성 용의자 2명이 사건 후 곧 체포된 점과 관련해 "혹독한 훈련을 받은 공작원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한다고 정당 해산까지 해치우는 집단들이 그 주체사상을 기초한 황장엽은 우대한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나. 마찬가지로 중동에 돈벌기 위해 가는 근로자들이 가득한 대한항공 비행기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희가 국정원 직원과 결혼까지 하고, 국정원의 보호 하에 잘먹고 잘 살고 있는 이 상황은 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김현희가 지금까지 은둔 생활을 하다 하필이면 이때 다시 등장했다. 왜 지금일까? 그동안은 은둔자로 살았는데 말이지. 김정남 피살 사건에 북한이 개입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밝힐 것이다. 왜냐하면 말레이시아는 거기에 북한이 개입되어 있든 아니든 아무 상관이 없는 국가이기 때문에 그렇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뒷짐지고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왜 굳이 김현희가 등장해서 김정남 피살 사건의 북한 배후설을 강화하는 인터뷰를 했을까?


여기에는 음모론이랄 것도 없다. 그저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을 북한의 악행으로 돌리기 위한 안간힘일 뿐이지.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은 극우신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일본의 극우와 한국의 극우들이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렇다면 박근혜가 탄핵되어 목 잘리기 일보 직전인 이 상황에서 김현희까지 등장하여 '김정남 피살 사건은 북한 소행'으로 알리고 싶어 하는 (또는 강조하고 싶어하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누구인지는 알조아닌가. 물론 물증은 없다. 언제나 그렇듯. 근거의 명확성에는 아예 관심도 없으면서도 메시지는 철석같이 믿는 대한민국의 꼴통들은 거기에 열렬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도 마찬가지고. 참으로 다행이라면, 그런 꼴통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은 오직 박근혜 탄핵에 쏠려 있다는 것은 정말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좀처럼 뒤집어지지 않는 법이다. 거짓이 한동안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할 수는 있어도 한번 진실이 드러나면 그 이후는 거짓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법이다. 그저 꼴통들의 발악을 지켜만 보자. 때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