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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군대 생활이 괴로운 이유?

thinknew 2017. 2. 19. 08:57




조기 탄핵이 가시화되고 그에 따라 조기 대선도 점점 현실적이 되어 감에 따라 대선 주자들의 군대 관련 다양한 공약들이 나온다. 아마도 가장 인상적인 공약이 남경필이 주장한 모병제 아닐까 싶다. 군 복무 기간 단축도 여러 주자들이 내걸고 있다. 이런 때에 군의 구성원들에 대한 조사 분석이 이루어졌다. 늦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조사였다.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214114142603


"군에 입대한 병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두고 병사와 간부간 인식 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비합리적인 군대 문화'(12.4%)를 꼽은 병사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전역 후 진로 부담감'(12.3%)과 '비자발적 입대'(8.9%), '성격 문제'(8.6%), '열악한 주거환경'(8.4%), '선임병과 갈등'(8.1%) 등 순이었다."
"반면 간부들은 '개인 성격'(13.5%)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가정문제'(12.7%), '전역 후 진로 부담감'(12%), '여자친구 문제'(11.8%), '선임병과 갈등'(10.3%) 등 순으로 병사들과 매우 다른 답변을 했다."


군대의 구성원들의 상황에 대한 조사 분석은 필요한 것이었지만 폐쇄성을 고집하는 군대 문화의 특성 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그런 분석이 이루어진 것은 군대 상황의 개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좋은 징표라고 받아들여도 괜찮은 일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군대 구성원이라고 해도 병사들과 간부들은 입장이 전혀 다른데, 그런 두 집단을 동일 선상에 놓고 조사를 벌였다는 점이다. 그 점은 조사 결과도 보여주다시피, 간부들의 시선이 기업의 관리자급 사원들의 현장 근로자나 노조를 보는 시선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지금 군대 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직업 군인들의 사회인으로서의 고충 때문이 아니라, 의무 복무를 위해 군대에 간 병사들이 겪는 고충 때문이다. 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보면 병사들이 뽑은 원인 중, 인간관계와 관련된 것이 '비합리적인 군대문화'(12.4%)와 '선임병과의 갈등'(8.1%)를 합치면 거의 20%에 해당한다. 이 결과는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던 문제와 일치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힘든 훈련 때문에 군대 생활이 힘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군대에 가는 젊은이들은 육체적으로 힘든 훈련 때문에 군대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모병제가 정착되어 있는 호주같은 나라에서는 병사들을 모집할 때 거친 훈련을 소개하면서 젊은이들의 분출하는 에너지에 호소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 즉 속된 말로 '자신의 근무지를 향해서는 오줌도 안눈다'는 군대에 대한 거부감은 바로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군대 문화에 있다. 그 점을 조사 결과는 확인시켜 줄 뿐이고. 기업의 직장인들은 그것이 생업이기 때문에 주변에 원하든 않든 기업 문화는 변해 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군대는 속성 자체도 폐쇄적인 데다 변화를 위한 유인 동기도 없는 집단이어서 변화가 대단히 느리다. 그래서 거의 항상 문제가 생기면 사후약방문 식의 처방으로 일관한다. 수십년 동안 누적된 군 의문사 사건들을 보라. 군대 문화는 바뀌어야만 하고, 그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책적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이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안보 문제에서도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런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에는 넘쳐나는데 자칭 보수들에게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