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문대통령, 베트남에 재차 '마음의 빚'을 말하다

thinknew 2017. 11. 15. 17:25

베트남 디스코 팡팡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럽과 동아시아의 전범국인 독일과 일본은 과거사 반성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독일은 나치의 범죄 사실을 거듭거듭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전범을 색출하여 처벌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독일은 경제력에 걸맞게 유럽연합의 지도국으로 우뚝 섰다.

그에 반해 일본은 전범들을 여전히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두고는 눈치를 봐가며 신사참배를 계속하고 있다. 대동아 전쟁에서의 침략을 반성하지 않는 것도 여전하다. 그러니 일본은 한때 미국 다음가는 세계 2위의 경제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력에서 한참 뒤처지는 한국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함은 물론이고, 이제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가려 국제적 위상이 미미하기 그지없다. 1990년, 미국이 다국적군을 소집하여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해 응징했을 때, 일본은 미국에 버금가는 전비를 내고도 이라크전 승리 후 석유 이권과 관련된 이권은 미국이 독차지해 버리고, 일본은 돈만 대 준 꼴이 되어 버렸다. 불과 얼마 전에도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한중일 삼국을 방문할 때 온갖 아양을 다 떨고도 무역 불공정이라는 쿠시리만 먹었을 뿐 일본이 얻은 것은 없었다.문제는, 일본이 너무나도 훌륭한 반면교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배울 생각은 않고, 끊임없이 과거사를 부정함으로써 주변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대접을 못받고 있다.

대한민국도 기억해야 할 아픈 과거와 마찬가지로 반성해야 할 어두운 과거도 있다. 바로 베트남 전쟁의 참전이다. 이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이 수행해야 할 전쟁을 대신 치러준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의 용병 노릇을 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베트남에 대해 미국 만큼은 아니더라도 전쟁 동안 저질렀던 학살 행위에 대해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걸 군사독재 정권들은 할 리가 만무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사과를 표한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표했다. 그때 사용한 표현이 '마음의 빚'이었다. 이번 아세안 순방에서 문대통령이 거듭 '마음의 빚'을 표했다.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1115082401947?rcmd=rn


"지난 11일 오전. 문 대통령은 베트남 다낭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베트남전과 관련된 과거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로지 교류ㆍ협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비슷한 시간. 베트남 호찌민시 응우엔후에 거리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개막식에 문 대통령의 영상축전이 상영됐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제,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친구가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의 진심어린 사죄 여부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받는지 잘 알고 있다. 독일의 경우와 우리가 직접 당사자인 일본의 경우에서 이다. 개인 간의 문제는 감정의 해소로 끝나지만 국가 간의 문제에는 경제적 영향력이라는 부수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인이 개입한다. 전쟁 가해자들의 사죄 여부가 경제력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사죄하지 않고 버티는 일본도 한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지 않은가. 지금도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고. 개인이나 국가나 빈곤 상태에 있을 때는 경제력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달성되고 나면 국가의 대외적인 영향력, 즉 국격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마땅히 해야 할 사죄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할 때, 그게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됨과 아울러 긴밀한 경제 협력이라는 실제로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문대통령은 지금 나라를 바로 세울 뿐 아니라 국가의 품격도 높이고 있다.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