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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북미 대화가 지지부진한 데에 대한 질문의 방향 착오

thinknew 2018. 8. 6. 09:11


북미 대화가 깨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대를 충족할 만한 진전을 이룬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계속 우호적인 발언을 내녾고 있고, 친서도 오가고, 무엇보다도 남북 건에 대북 제재의 장애를 피해 교류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 대화가 결렬 쪽으로 가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진전이 더딘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왜 그런가?'에 대한 질문이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고, 또 나왔다. 그러나 질문의 방향이 틀렸다. 일단 그 기사부터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052154035&code=910303&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3 


"북한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한국과 정식 양자회담을 갖지 않았다.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상태에서 북한의 이런 태도는 의외였다."

겉으로 보기에 국제적 분쟁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생기는 것같지만 그 이면에는 거의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따라서 북미 간의 협상에도 경제적인 이유가 이면에 깔려 있다고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 트럼프는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서 그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함을 감추지 않았다.

북미 협상에서 미국이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무엇일까? 그건 있어도 아주 적을 것이다. 그러나 북미 협상의 배후에 존재하는 중국은 다르다. 게다가 미국은 지금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 트럼프로서는 중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북한의 노력을 저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미중 무역 분쟁이 어떤 형태로든 정리되기 전에는 북미 협상에 가시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편, 그 전에도 클린턴 시절 북미 관계가 수교 단계까지 갔다가 부시의 당선으로 좌절된 적이 있다. 경수로 방식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주는 조건으로 핵 폐기를 선언했다가 미국의 뒤통수치기에 원점으로 되돌아 간 적도 있다. 즉 북미 협상에서 키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쥐고 있다.

그래서 기사의 질문, ARF에서 '북한은 왜 (미국과) 양자 회담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은 방향 착오이다. '미국이 언제까지 이런 상태를 끌고 갈 것인가?를 묻고 분석해야 마땅하다. 정치와 경제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현대 정치 세계에서 경제적인 요인을 무시한 채 오직 정치적인 논리만으로 하는 분석은 아무리 그럴듯하더라도 영양가는 별로 없다. 정치부 기자들이 더욱 분발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