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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홍준표에게 용서란?

thinknew 2017. 4. 23. 09:15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말들 중에는 오용되는 것들이 많다. 가장 많이 오용되는 것 중에 하나가 성경에 나온다는 "형제의 눈 속에 티는 보고, 자신의 눈 속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가?"일 것이다. 성경이 가르치려고 한 것은 자기 반성을 하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오용되는가 하면, 비판받는 사람이 비판하는 사람을 향해서 저 말을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 반성을 하라는 이야기를 '나를 비판하지 말라'라는 뜻으로 써 먹는 것이다. 이처럼 듣기에는 좋으나 흔히 잘못 사용되는 말 중에 '용서'라는 것도 있다. 이 용서라는 말을 제일 '용서받지 못할' 자 중의 하나인 홍준표가 뻑하면 거론한다. 홍준표는 얼마 전에 'TK,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 안해'라는 황당한 말을 떠든 적이 있다. 그 홍준표가 자신의 허물에 대해 용서를 거론하고 나섰다. 기사를 먼저 보자.

http://www.vop.co.kr/A00001150816.html 


"대학 시절 하숙생들과 모의해 여학생에게 소위 ‘돼지발정제’를 먹여 강간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자서전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2년 전에 이미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 일”이라며 후보직 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홍 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5년 전인 어릴 때 저질렀던 잘못이고 스스로 고백했다. 이제 그만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고 적었다."


용서는 사죄를 전제로 구해야 하는 것이지 마치 맡겨놓은 것 내놓으라는 듯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사죄할 생각이 추호도 없는 홍준표가 떠들 이야기는 아님에도 홍준표는 아랑곳않는다. 홍준표야 막말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는 인간이니 그러려니 하면 된다. 문제는 그 홍준표가 여론의 지지를 구해야 하는 정치인이고, 또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쓰레기같은 홍준표가 여전히 정치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현상 이면을 들여다 보면,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고, 박근혜가 탄핵되어 구속까지 되어 있는 이 마당에도 탄핵을 인정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지지의 방향을 홍준표에게로 돌리는 그 민심의 의식 구조를 추론할 수 있다. 그들은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라며 이명박을 찍었다. 독재를 했거나 말거나 자신들을 먹고 살게 해 주었다고 믿는 박정희의 딸도 찍었다. 이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놀지 않는다.' 또 황희 정승이 했다는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고, 모두가 옳다.'라는 말도 있다. 결국 나만 잘먹고 잘 살 수 있으면 그게 부패가 되었든, 부정이 되었든 아랑곳않는 천민 근성을 가진 인간들이 노무현을 그렇게 거부했고, 지금은 문재인, 김부겸같은 정치인들을 내놓고 거부하면서, 홍준표같은 인간에게 표를 주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 있다. 이 말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윗물이든 아랫물이든 자정 기능을 가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앞에서 언급한 저런 부도덕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에게서 자정 기능을 기대하기란 요원하다. 그러니 정권 교체를 통해 윗물이 맑아져야 그들도 마지 못해 바뀔 것이다. 정권 교체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다. 정권 교체가 되는 순간 사회가 단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저들이 바뀌는 속도를 빠르게 할 수는 있다. 정권 교체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