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되르너의 '선택의 논리학'에는 무식한 유사 일베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정말 많다. 하나씩 차근차근 보자.
"잘못된 가설에 대해서도 사람은 자신이 옳다고 믿고 싶어한다. 특히 의심스럽고 불안정한 상황에 직면하면 더욱 수정하기가 어렵다. 잘못된 근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나이많고 현명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즉 잘못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현명함의 징표이기도 하다."
무식한 유사 일베들의 문제점이 이 구절에 그대로 드러난다. 이녀석들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자신의 결론을 내려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모든 것을 거기에 끼워 맞춘다. 그리고 그 결론도 어떤 근거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가는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옳다'라고만 주장할 뿐이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일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눈치로 넘겨짚어 일을 처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잘못된 가설은 바로 잡을 수 있으므로 잘못된 가설조차도 바른 지식의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아무런 가설이 없는 것보다는 바람직하다."
위의 두 구절은 무식한 유사 일베들에게 힘이 되는 구절일 수도 있다. 자기 주장은 하고 싶은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으니 그게 편향된 정보라 하더라도 손쉽게 얻은 정보로 자기 주장을 포장하는데, 되르너에 의하면 그런 태도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한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문제는 커 보인다. 그 동안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던가를 깨닫고 더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취한 조치의 결과에 대해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부정확한 행동 경향이나 현실에 대한 잘못된 가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우리가 한 행동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일으켰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을 분석함으로써 미래에는 좀더 나온 조치를 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바로 이런 태도를 무식한 유사 일베들은 가지지 않는 것이다. 되러너는 이런 태도를 가지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신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환상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결점을 수정하기 위해 결정을 내리고 나면, 우리는 보통 그 결과를 다시 확인하지도 않은 채 결점이 이미 바로 잡혔을 거라고 믿어버리곤 한다."
"그러고 나서는 새로운 문제로 눈을 돌린다. 돌발적인 행동은 책임감을 벗어버리게 만드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건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니잖아, 그렇지?"라고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면서 말이다."
되르너는 또 인간들이 무리를 짓는 속성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어떤 무리에 속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무리란 무엇인가? 무리는 거기에 속한 사람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규칙과 규범에 의해 정의된다. 한 무리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무리의 규범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규범에 대한 무례는 무리의 보복이나 심하면 추방이라는 결과까지도 불러온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새로운 생각을 내놓지도 못하며 이해력도 느린 사람이 신속한 행위를 해야 할 때 그는 '지도자의 필요성'을 느낀다. 바보의 모토란 '"지도자는 명령하고 우리는 따른다"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결속을 통해 성과를 이루고자 한다. 게다가 스스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에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지성이란 현재의 상황에 대해 회의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포함한다."
무리를 짓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이어서 이게 '일베'류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긴 하다. 그런데 무리를 지으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속성의 인간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들이 '지도자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것은 계속해서 상의하고 충고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지도자의 자부심을 고양시키는 데 일조한다. 또 지도자에게 자신이 다른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능력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가 내린 결정이 장기적으로 볼 때 현명하고 성공적인 것일까 하는 것은 초기에는 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변희재같은 인간들이 일베에서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런 인간들과 추종하는 성향을 가진 인간들이 합쳐져서 일베와 같은 집단이 생성된다. 그리고 집단 전체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궤도 수정은 불가능하다.
"집단 구조가 이렇게 형성돼 있다면 상황 악화는 확실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집단은 점점 경직되어 하부 조직원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을 수 없게 되고, 지도자는 '부하'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점점 자신의 원칙에 집착하게 된다."
되르너는 집단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는 인간들의 허상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프리초프 카프라(Fritjof Capra, 1987)의 '새로운 사고'라는 것을 실제로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가 가르친 것은 아무 것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사고가 무엇인지조차도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누구와 자신의 심오한 사고를 공유했는지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심오한 사고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는다."
이 구절은 신비주의자들의 행태를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일베'와 같은 꼴통 집단들의 이데올로그들은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추종자들을 그릇된 길로 몰고 간다. 문제는 그 추종자들이 자신들의 이데올로그들이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정신적 지도자들이 '빨갱이'라고 하면 덩달아 빨갱이라고 외치고 '종북'하면 또 덩달아 '종북' 타령을 해 댄다. 지적 대가들이 이렇게 지적을 해 줘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이 사이트의 유사 일베들은 무식한 녀석들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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