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 못지 않게 생명의 신비도 과학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던 분야였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던 것은 철학과 신학이었다. 과학의 발전, 특히 생물학에서의 진전은 철학과 신학의 근거를 대부분 붕괴시켰다. 물론 인문학자들은 그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학문이란 것도 결국은 헤게모니 다툼의 장이니만큼 진실이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중의 무지에 의존하는 철학과 신학은 그 세력이 점점 약화되어 갈 것임은 분명하다. 철학자들이 오랫동안 시름했던 '우연', '필연' 이런 개념들을 이제는 과학자들이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철학과 신학이 왜 길을 잘못들어 섰는지에 대한 이해도 증가한다. 자크 모노의 책 '우연과 필연'은 과학에 의해 철학이 극복되었음을 분명한 어조로 밝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