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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황우석 사태를 다시 생각한다

thinknew 2017. 7. 4. 10:10

[이미지 설명] 경고 무시의 댓가


황우석이라는 이름이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황우석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 사건의 내부 고발자의 인터뷰이다. 먼저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703105319561?rcmd=rn 

"제보자 K, 류영준. 33세의 원자력병원 레지던트 1년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이하 황우석) 연구실에서 일을 한 그는 15주년 방송 이후 PD수첩 제보란에 글을 남긴다. “국제적인 망신이 될 수 있고 제보하는 저도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쌓은 명성은 한 줌 바람에 날아가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신념 하나로 이렇게 편지를 띄우니 부디 저버리지 마시고 연락 부탁합니다.”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의 시작이었다."
"- 황우석 사태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은 뭘까?"

“비선 진료를 받은 대통령은 그 대가로 의료 규제를 풀어주려고 고군분투했다. 또 재벌과 정부는 유착했고 언론은 국민의 눈을 가렸다. 12년 전 황우석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권력의 사유화와 정경유착, 언론의 호도가 반복됐다. 그때 언론인들은 여전히 기사를 당당하게 쓰고 있다. ‘인적 청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적 청산 없이 적폐 청산은 불가능하다. 언론에 할 말이 있다. 우리는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삶의 목적은 진실 추구다. 언론도 기본적으로 같다. 사실이 밝혀질 때 누가 다칠지, 누가 이익을 볼지 따지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 진실을 찾겠다는 초심을 되찾길 바란다. 그래야 다음 세대에 당당하게 우리 역할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대한민국은 내부 고발자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는 아니다. 정당한 대접은 고사하고, 왕따 당하거나 배척당하는 실정이다.부패는 본질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부자들이 아니면 그걸 알기가 대단히 힘들다. 그래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고발이나 양심선언이 부패를 저지하는 데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는 내부 고발을 억누를 댓가가 어떤 것인지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분명하게 보고 있다. 적폐 청산 과정에서 그런 예는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고.

황우석 사태는 대중의 여론이라는 것도 얼마나 잘못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잘 살아보세' 이데올로기의 연장선상에서 더 잘 살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진실 따위는 덮어버려도 된다는 데에 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한, 참으로 부끄러운 역사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황우석 사태는 참여정부 때 일어났다. 노무현의 탄핵을 70%가 넘는 여론의 압박으로 저지한 그 국민들을 진실보다는 국가적 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게 아마도 전과 14범이었던 이명박을 선택하게 만든 동력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황우석의 논문 조작이 밝혀진 이후에도 황우석에게 연구를 다시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지금도 싱가폴 어디에선가 연구하고 있다는 황우석은 몇 년전에 특허를 하나 냈다는 소식 외에는 줄기세포에 관한 어떤 성과물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황우석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연구자들도 그 당시 황우석이 공언했던 그런 성과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황우석은 단지 논문만 조작한 것이 아니라 연구의 기대 성과도 엄청나게 부풀린 것이었던 셈이다.

우리는 이 흑역사에서 분명한 교훈을 얻었을까? 80%를 오르내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유일하게 느끼는 불안 요소가 바로 이것이다. 미래란 예측 영역 밖이어서 어쩔 도리가 없긴 하다만 아무튼 다시 반복되지 않기만을 간절하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