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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홍준표 당 대표로서의 행보를 시작하다

thinknew 2017. 7. 4. 17:40


홍준표가 당 대표로서의 행보를 시작하면서 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먼저 기사부터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704151902831?rcmd=rn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여권 인사들을 두루 만난 뒤 장관 임명과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처리 등의 '불가피성'을 거론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일단 정부 출범과 관련된 법안들의 처리를 가로막진 않겠지만,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책임을 따지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그는 각 사안에 이써 '국민의 판단'을 강조했다. 장관 임명에 대해선 "부적격자임에도 임명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제도"라며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간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에서 인선이 추경과 사실상 연계됐었지만, 향후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경과 정부조직법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얘기했다. 홍 대표는 공공일자리 확충과 관련되 추경안에 대해 "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라고 했다"면서 "공공일자리를 국민세금으로 늘린다? 그건 그리스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런 것 외에는 요건이 되면 추경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홍 대표는 정부조직법에 대해선 "자신들이 집권한 정부인데"라고 운을 뗀 뒤 "자신들이 하려고 하는 정부조직을 한 번 해보라 이거야. 판단은 국민의 몫이고. 야당이 그걸 막는다는 건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가 하는 이야기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조건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걸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면 수사 드라마에서 나오는 'good cop, bad cop' 전략이라고 해석할 만하다. 수사관들이 범인을 취조할 때 먼저 성질 더러운 경찰을 보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뒤이어 선한 인상의 경찰이 들어가서 범인을 다독거려 주면 혐의를 술술 불게 된다. 그동안 정우택이 이끄는 자한당은 '오직 반대'였다. 그런데 홍준표가 등장하여 '인정할 건 인정' 이렇게 나오면 여당 뿐만 아니라 여전히 자한당을 지지하는 인간들은 '역시 홍준표는 대인배' 이렇게 나오게 되어 있다. 게다가 홍준표로서는 그 전까지는 막말로 인해 이미지가 바닥이었던 '기저 효과'까지 보태지면 '자칭 보수'들 사이에서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최대한 선의로 해석한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자한당도 마냥 반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인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우택도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논평을 냄으로써 변화의 가능성을 이미 보인 바 있다. 그런데 이게 홍준표의 한계도 같이 드러낸다는 점을 자신이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보수의 주도권을 쥔다고는 하나 그 보수라는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자칭 보수' 집단 내에서의 일이기 때문이다. 홍준표나 자한당이 그 한계를 인식하든 못하든, 자한당의 궤멸을 축원하고 있는 촛불 시민 세력은 아쉬울 게 전혀 없다. 자한당의 소멸은 어차피 시간 문제일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