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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협상의 법칙 II - 허브 코헨

thinknew 2016. 12. 26. 17:42


이 책도 '협상의 법칙 I'과 마찬가지로 협상의 법칙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협상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전해 준다는 데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제목에 붙은 'II'도 'I'의 내용이 이어진다기 보다는 유사한 내용을 새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version II'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을 듯 하다. 원 제목은 'Negotiate This! By Caring, But Not T-H-A-T Much(이렇게 협상하라. 신경 쓰되, 너무 많이 쓰지는 말라)'이다.


저자는 '협상의 법칙 I'에서 삶이란 협상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그 생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사실 우리 모두에게 있어 삶이란 것은 타인(예컨대, 직장 상사, 고객, 집주인, 이웃, 은행가, 중개인, 의료인, 법조인, 보험회사,익사업체, 영업사원, 자동차 판매원, H. M. 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미국의 보험자 단체]나 I. R. S.[Intemal Revenue Service, 미국 국세청] 관계자, 가족 등)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애쓰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그런 협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을 한 구절로 표현한다.
"모든 개인 사이의 거래에서 가장 효과적인 접근방식은 '신경은 쓰되 너무 신경 쓰지는 않는 것'이다."

저자는 풍부한 협상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그를 통해 깨달은 협상과 관련된 조언을 한다.
"화려한 말솜씨만으로 타인의 행동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것은 상대의 사고방식을 바꿀 때만 가능한 일이다."
"효과적인 협상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태도가 필수적인 것이다. 지나친 믿음을 피해야 하듯이, 지나친 관심 또한 피해야 한다."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 보면 자신을 위한 협상에 나서지 말아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창조적인 협상가가 되려면, 주어진 조건이나 범주를 뛰어넘어서 상황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양보는 그것을 얻어내기 위해 수혜자가 들인 노력에 비례하는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평가받는다. 그러므로 상호 신뢰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이러한 규칙이 적용된다. 상대가 노력하게 만들어라!"
"협상 결과에 만족하거나 불만족하는 것은 협상에 대한 기대치와 관련 있다. 사실 사람들이 만족해 하거나 아쉬워하는 것은 결과 그 자체보다도 기대한 것이 실제 결과와 차이가 나는 데서 비롯된다."
"협상은 당연히 게임이지만, 너무 몰두해서 균형을 잃거나 원래 목표했던 것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
"합법성으로 포장한 권위 때문에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면밀한 검토 과정을 생략하고, 이의를 묵살하며 해명의 필요성을 배제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에 관련된 심리학적 내용도 곁들였다.
"모든 인간은 머릿속의 지도나 패러다임에 따라 현실을 인식하거나 발견하거나 창출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자신의 신념과 가치, 관심, 열망 등을 상대에게 강요하곤 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견해를 존중해 주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간은 자신이 알거나 좋아하는 사람 혹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더 쉽게 "예"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개인주의와 상호의존성, 권위와 겸손 그리고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중요시한다. 우리는 희생적인 사람들을 존경하지만, 물질적 부를 가진 사람을 동경하기도 한다."
"비록 우리는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지만, 모르는 사이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사회적 상호작용에 적용시키고 있다. 우리는 모두 삶의 짐더미에 짓눌려 있다."
"합법성이 가지는 힘에 따르는 다른 한 가지가 바로 군중을 따르려는 본능적 충동이다. 이러한 성향은 인간의 본성에 뿌리 깊이 박혀 있다."
"그렇다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주장으로 상대의 태도를 의도한 방향으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간이 본질적으로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럴듯한 대답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의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증 neophobia'을 가지고 있다. 이는 새롭거나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을 뜻한다."


삶 자체를 협상의 연속으로 보고 있으므로 협상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에는 인생에 대한 조언 거리도 있다.
"인생이란 불확실로 가득 차있기에, 행복을 비롯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영원한 것은 오직 변화뿐이다."
"삶 자체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직장이나 직업 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이고 정적인 시간과 공간을 선호한다."
"나는 인생에 영원하고 절대적인 가치는 없다고 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고통과 질병, 절망 등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일은 많다. 뉘앙스라든가 중립적인 것은 없고, 하나같이 우울하고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일들은 음양을 함께 담고 있으며, 반드시 선과 악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닌 덧없는 것들이다. 모든 것은 당신이 어떠한 시각에서 보느냐에 달렸다."


저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협상의 관점에서 보는데, 이 관계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공식 교육이 필요 없으면서도 중요한 일 두 가지를 꼽으라면 분명 정치와 자녀양육이 될 것이다."
"아이가 아니라 우리, 즉 부모가 문제라는 얘기다. 우리가 샤론(저자의 딸)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너무 가까이서 지켜보는 게 문제인지도 몰랐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 보니,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실망'에 관한 이 이야기가 사실은 딸보다는 나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실망하고 좌절할 때마다 '세월이 가면 달라진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 자녀에 대한 사랑은 언젠간 결실을 맺기 마련이다."
"나는 내가 정한 원칙을 아이에게 강요하면 할수록 신뢰감만 상실된다는 사실을 비교적 일찍 깨달았다."
"우연과 운이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올바른 아이로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다행히도 그리 많지는 않다. 문제는 반대편에도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양육 책임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더욱 중요하게는, 아이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부모는 뭔가 잘못되는 경우 모두 자기 잘못인 양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기치 못한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하면되는 것이다."
"또 부모는 자신들의 노력을 그 결실이 맺어지기도 전에 미리 판단하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양육이라는 일은 그 속성 상 오랜 시간이 흘러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조건없이 주는 부모의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결실을 맺는 법이다."


이 책도 '협상의 법칙 I'과 마찬가지로 협상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있어서,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독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이 포스트에 올린 요약 이상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독서 추천도 역시 '중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