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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탁현민이 '왕행정관'이라는 조선 찌라시

thinknew 2017. 7. 15. 09:05


조선 찌라시가 타겟을 탁현민으로 정한 모양이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탁현민은 일개 청와대 행정관일 뿐이다. 장차관급도 아니고 정무 관련직도 아닌 그를 찌라시 계의 거물이 왜 타겟으로 삼았을까? 먼저 조선 찌라시가 어떻게 걸고 넘어지는지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714031227823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과거 책 내용들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탁현민(44)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2급)의 거취가 두 달째 논란이다. 13일에는 "청와대가 탁 행정관을 경질할 것"이라는 보도와 "유임시키기로 했다"는 정반대 기사가 동시에 나왔다. 청와대는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탁 행정관 거취에 대해 청와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우병우를 지키려는 박근혜 청와대를 보는 것 같다" "실세 '왕(王)행정관'이 따로 없다"는 말들이 나온다."

'왕행정관'이란다. 아이고 무시라. 가끔 최고 권력자가 아니면서도 그에 버금가는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의 직책 앞에 '왕'자를 붙이기는 한다. 박근혜 시절의 김기춘이 '왕실장'이라 불린 것이 가장 최근의 경우일 것이다.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것은 비서실장이라는 자리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사 담당 행정관에 '왕'자를 붙인다? 이건 조선 찌라시가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다.조선이야 진보 정권의 문제점을 찾아 헤매는 쓰레기여서 그런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왜 하필 탁현민일까? 그건 탁현민이 진보 쪽에서도 공격받는 존재이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를 진보 정권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데 성공한 찌라시들이 그 진보 세력 내에서도 공격받는 존재를 공격 타겟으로 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탁현민의 여성관을 문제삼는 진보 여성계는 의도치 않게 꼴통 찌라시들에게 협조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지만, 이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루어 두자.

아무튼 다행스러운 것은, 탁현민의 여성관을 직접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탁현민을 문제삼는 것을 역으로 문제삼는, 즉 간접적으로 탁현민을 옹호하는 분위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다음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714224513163 

"조 시인은 "문제가 된 책에 탁 행정관은 용감하게 성에 관한 것. 다시 말해 남자들이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는 절대 하지 않는 얘기들을 기술해 놓은 모양이 남자들의 상상, 욕망, 취향, 성적 판타지 같은 것들을 직설적으로 써놓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것이리라"면서 "본능과 욕망이라는 날것들을 남자들의 퇴행적 행동 양식에 슬쩍 얹어 놓은 것은 남성 중심적이라 비판받을 만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어떤 작가가 생각하거나 직접 경험한 것들을 썼다 해도 그것을 현실에 존재했던 실제로 간주하면 곤란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탁 행정관의 책들을 독서 후기로 쓴다면 '으이구~'라는 세 글자로 쓰겠다"며 "표현의 자유 하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막돼먹은 자식들이 태어나곤 한다. 자식들이 마음먹은 대로 다 잘되지는 않듯 표현의 자유 아래에서도 맘대로 안 되는 자식들이 태어나는 것"이라고 적었다."
"조 시인은 "탁 행정관의 책이 유별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가 대통령의 측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 전에도 탁현민을 옹호하는 발언들이 있긴 했다. 방송인 김미화가 그랬고, 문성근도 그랬다. 그러나 고민정은 청와대 부대변인이다. 즉 현 정권의 실세 중의 한명이다. 그래서 그 무게가 좀 다른다. 남편의 입을 빌리긴 했지만 공동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탁현민 비토론에 대한 반박글을 올렸다는 것은 그게 고민정의 생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예전같으면 '제 식구 감싸기'라고 찌라시들이 짖어댈 사안임이 분명해서, 정권 내부 인사가 저런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한다는 점이 '세상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걸 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꼴통들도 있다. '"탁현민을 왜 끼고 도나?"라고 한다. 조선 찌라시가 '왕행정관'이라고 짖어대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일 잘하고 있는 행정관을 직무와 무관한 사안을 들어 자르라고 하는 것들이 문제이지 일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그 일을 하게 하는 청와대가 무슨 문제인가? 탁현민 행정관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