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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최저 임금을 넘어 기본 소득 실험에 대하여

thinknew 2016. 7. 12. 16:49


성장과 복지는 정치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이기도 하고, 거의 반드시 서로 상충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제이다. 기득권과 기업들은 성장을 중시할 것을 요구한다. 그에 비해 경제적 하위 계층은 복지를 중시할 것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복지를 중시하는 정책으로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실업 수당, 그리고 최저 임금 등이 있다. 그런데 최저 임금을 넘어서서 아예 기본 소득을 보장해 주는 실험이 진행 중이라는 기사가 떳다.

http://media.daum.net/foreign/all/newsview?newsid=20160712150810976


"1년간 매달 1천유로(약 128만원)을 받는다면 당신은 뭘 할 건가요?"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다. 독일에서 2014년부터 진행 중인 흥미로운 실험이다. ‘마인 그룬트아인콤멘’(mein-grundeinkommen.de, 나의 기본소득)이라는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46명에게 1년간 월 1천유로를 지급했다."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4만5천여 명이 자발적으로 쌈짓돈을 내놔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했다. 기본소득을 받는 대상자는 매달 추첨으로 선정한다. 지금까지 기본소득을 받은 46명의 삶은 ‘기본소득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의제가 국민투표 형식으로 널리 퍼졌다면, 독일에선 크라우드펀딩과 시민운동의 결합이라는 형식으로 기본소득 공감대가 넓어졌다. 기본소득 논쟁을 도서관 밖 대중 광장으로 끌고 나온 셈이다."
"기본소득을 받은 다음에 ‘베짱이’가 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실직 상태였던 3명은 직업훈련이나 추가 교육을 받는 데 기본소득을 사용했다.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학교 진학이나 교육 프로그램 등록 등 새로운 길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오히려 자신이 받은 기본소득의 일부를 다시 기부한 사람이 65%나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최저 임금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어느 정책이나 제도든 완벽한 것은 있을 수 없다. 일장일단이 있다는 말이다. 최저 임금 제도도 마찬가지이지만 최저 임금을 얼마로 할 것인가도 역시 마찬가지다. 논란이 있는 것이니 만큼 이익 집단들은 다들 자기 이익에 부합되는 면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새누리당과 전경련은 최저 임금을 억제하려고 분투 중이다. 당연히 알바를 중심으로 한 근로 계층은 최저 임금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다양한 이익 집단이 존재하는 민주 사회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이 속한 이익 집단의 이익에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꼴통들이다. 가장 최근에 문제가 된 교육부 관료는 '자신은 1%가 아니지만 1%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신분제도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예전에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기로 유명한 조선일보를 문제삼자 기득권의 발 끝에도 못미칠 노동자들이 조선일보를 더 많이 보았다는 현상도 있었다. 여기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웹사이트에서 글질이나 하고 있는 부류들은 보나마나 사회의 중, 하위 계층일텐데, 그런데도 최저 임금 인상 건에 대해 거품을 물고 반대한다. 거기에 더해서 아무 상관도 없는 종북 몰이도 곁들이는 놈들이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최저 임금 인상부터 더 큰 범위의 복지 정책은 놀고 먹는 놈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것이다. 

협동하는 사회성 곤충으로 유명한 개미들을 관찰해 보면 다들 열심히 일하는 데 꼭 일정 비율로 농탱이 치는 놈들이 생긴다고 한다. 더욱 신기한 것은 열심히 하는 놈들만 따로 무리를 지워 놓아도 그 중에는 또 일정 비율로 농땡이 치는 놈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도 일정 정도의 사기꾼과 농땡이들이 존재한다. 왜 이런 존재들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아무튼 최저 임금을 인상한다든지 기사에도 나온 것처럼 기본 소득을 보장해 준다든지 하면 분명히 놀고 먹는 부류들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부류들이 결코 다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수의 놀고 먹는 부류들을 없애고자 복지 정책을 축소하면 놀고 먹을 생각이 전혀 없는 다수의 소득 하위 계층이 피해를 입게 되는데도 여전히 저런 주장을 한다.

몇몇 사람들의 심리에는 자신이 하위 계층이란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인정을 하지 않으려다 보니 오히려 기득권 계층의 논리를 답습한다. 그럼으로서 자신이 하위 계층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국민은 개, 돼지'라는 교육부 관료도 그렇고, 최저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인간들도 그렇고 다들 자신을 속이느라 고생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