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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천만 돌파 영화 '부산행'에서 세상 읽기

thinknew 2016. 8. 9. 09:19


영화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단다. 원래 흥행에 크게 성공하는 영화는 그게 예술 장르든 오락 장르든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법이다. '부산행'은 한국 사람들의 어떤 정서를 건드렸기에 저렇게 흥행에 성공했을까?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그게 무엇이었는지 감이 잡힌다. 기사를 먼저 보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755624.html

"늦게 개봉하지만<서울역>은 <부산행>보다 먼저 만들어진 전편이다. ....... <서울역>에선 가족이든 집이든 모두 가짜거나 투자 가치가 있는 존재일 뿐이다. <서울역>은 지금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절망감의 응축판이고 관객들이 ‘차라리 좀비세상이 오는 게 낫겠다’고 느끼길 바랬다."
"연 감독은 “성장중심 세대 책임을 물으면서 그들에게 판타지와 감동이라는 면죄부를 주는 것은 맞느냐는 글을 읽었는데 아버지 세대를 증오한다고 한들 그 어떤 면죄부도 주지 말고 일관되게 증오를 유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취향과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좀비 영화의 가장 큰 공포는 잘 아는 사람이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그건 마치 치매환자로 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상상했다."


예술가들은 시대를 읽어내는 감각이 남다른 법이다. 물론 그 감각이 빛을 발하는 것은 대중들이 공감할 때이다. 감독의 말대로 현재 한국 사회는 차라리 좀비로 살아가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아닌가? 아무려면 한국의 실제 상황이 그렇게 고약할리가 있겠나. 예술이란 일정 정도의 과장이 포함되기 마련이고, 또 그 과장을 통하여 메시지를 보다 분명하게 전달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비록 과장이 포함되어 있긴 해도 감독의 우려는 대중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짚은 것이 아닐까?

세번재 인용 구절이 더 의미심장하다. '잘 아는 사람이 다른 존재로 변한다'가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를 이끌어 내는 기제라면, 최근의 박근혜의 행태로 부터 대구, 경북 주민들이 느끼는 당혹감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포 장르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보면 사람들의 체감 경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이래저래 현재의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너무 희미해 보인다. 지금 리우 올림픽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양궁을 제외하면 기대했던 선수들도 줄줄이 탈락해서 처음 기대했던 금메달 10개, 종합 10위 달성이라는 목표는 요원해 보인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이런 꼴을 본다는 점을 사람들이 좀 깨달을까? 바람은 간절하지만 세상사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어쩌겠나. 아직 영화를 안보았는데 영화나 보면서 시름을 잠시나마 잊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