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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진화의 미스터리 - 조지 윌리엄스

thinknew 2016. 7. 6. 08:21

진화론은 이제 자연법칙이 되었다. 물론 어느 순간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다윈이 그때까지 존재했던 진화론에 자연선택과 성선택 개념을 추가하여 법칙으로서의 기반을 닦은 후, 멘델이 다윈과 동시대에 발견하였으나 묻혀 있었던 유전 법칙이 새롭게 발굴되어 통합된 신다윈주의 통합이 이루어진다. 이어서 조지 윌리엄스, 윌리엄 해밀턴, 로버트 트리버스 등이 중요한 개념들을 추가하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 등이 등장하면서 거의 법칙으로 굳어진 것이다. 이들 중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적게 알려진 인물이 조지 윌리엄스일 것이다. 이제는 고전이 되었다는 그의 책이 바로 '적응과 자연선택'이고, 여기 소개하는 '진화의 미스터리'는 원제목이 '주둥치의 발광'인 책이다.

저자는 진화가 진행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는 '적응'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한다.

"적응이란, 오래도록 지속된 자연선택의 작용으로 생겨난, 기능 면에서 효과적인 무엇으로 정의된다."

저자의 중요한 기여 중의 하나가 노화가 진화적 적응임을 밝힌 것이다.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적응이 비가역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여러 원인들에 의한 죽음의 가능성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커지는 것이다. 죽음의 메커니즘이나 객관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수명 같은 것은 없다. 누구나 무엇인가에 의해 죽음을 당할 때까지 살 뿐이다."

"인간 종에 고유한 수명이나 프로그램된 '자연적 사망'은 없다. 연령 분포에 따른 사망률은 진화된 노화 속도와 살아가는 환경의 혹독함 사이의 상호 연관에 의해 결정된다."

"노인병 문제가 오늘날 이렇게 커진 이유는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청년기와 중년기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사망률 때문이다. 노년의 고통은 유년기나 성년기에 사자나 폐렴균에 의해 죽음을 당하지 않은 데 대하여 치르는 대가인 셈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질병의 증상이라고 알고 있던 것도 진화적 적응일 수 있음도 보인다.

"두통은 쉬면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게 만드는, 병의 회복을 촉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목 아픔은 소리를 지르거나 말을 너무 많이 하지 않게 하고 음식을 삼킬 때 조심하게 한다. 고열과 빈혈은 여러분이 박테리아에게 하는 일이지 박테리아가 여러분에게 하는 일이 아니다. 높은 체온은 면역 반응을 촉진하고 도우며, 빈혈은 박테리아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얻지 못하게 한다. 빈혈 증상을 보이더라도 환자는 몸의 필수적인 과정에 필요한 철분 정도는 갖고 있다. 단지 혈액에서 정상적으로 순환되고 있는 철분을 많은 양 수거하여 간에 저장해 두기 때문에(연쇄상 구균이 여기까지 쫓아와서 철분을사용하지는 못한다.)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진화적 적응을 바탕으로 공중 보건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병원균이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는 조치를 취하면 병원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연 선택이 강화될 것이다. …… 그러므로 공중위생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질병에 걸린 개체 내에서 감염성이 약화된 병원균이 자연선택되도록 하기 위해서도,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병원균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의료 및 위생 조치는 무엇이든지 바람직하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특히 초창기 진화론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종교의 저항이었다. 그래서 진화론자들의 저술에는 종교에 대한 비판이 빠지지 않는다. 저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수 많은 전통 종교들이 지난 세기 동안 축적된 생물학적 지식으로 인해 진작 사라졌어야 할 사고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다음과 같은 저자의 결론은 우리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진화 생물학의 발달과 적용은 의학과 환경 문제와 가장 관련이 깊을 테지만 사실 인간 생활의 어떤 부분도 진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지 않은 곳이 없다."

이 책은 학술서여서 대중적인 과학책들보다 읽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부피가 적음이 그것을 덮고도 남음이 있다. 그래서 이 책도 강력 추천 목록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