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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주식 시장으로 읽어 보는 트럼프 당선의 의미

thinknew 2016. 11. 10. 08:59


최근의 다우존스 주가 흐름. 캡쳐의 마지막 상승이 트럼프 당선 확정된 이후의 것.



나는 경제를 잘 모른다. 그래서 좀 처럼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과 관련하여 주식시장이 의미심장한 흐름을 보여서 그걸 비평해 보고자 한다. 먼저 기사를 보자.

http://finance.daum.net/news/news_content.daum?type=main&sub_type=&docid=MD20161110060936246§ion=&limit=30&nil_profile=stocktop&nil_menu=nstock39

"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충격에서 벗어나며 일제히 급등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과 헬스케어, 산업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의 경제신문 기사이다. "뉴욕 증시가 트럼프 당선에 충격"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 다우존스의 흐름을 보면 지난 3일 동안 계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말은 언론에 떠도는 말과는 달리 미국 주식 시장은 트럼프의 당선을 악재로 여기지도 않았으며,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주로 내건 공약이 '미국 중심주의'였다는 것을 보면 그런 해석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예측은 그리도 어긋났을까? 노벨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이 한탄조의 칼럼을 뉴욕타임즈에 실었다는 기사가 떳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091549001&code=97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2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63·사진)가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크루그먼은 8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결과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굳어지자 뉴욕타임스에 ‘우리가 모르는 우리 나라(Our Unkown Country)’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올렸다. 그간 미국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읽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한이 담긴 글이었다."

같은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여기에 진보의 곤혹스러움이 있다.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이면에는 트럼프가 '되먹지 못한' 인간이라는 평이 깔려 있다. 크루그먼의 한탄대로 적어도 개명된 미국 시민들이 저런 되먹지 못한 인간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트럼프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려버렸다. 그에 반해 현실을 도덕적인 관점이 아니라 냉정하게 바라본 사람들은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했다. 빅데이턱의 분석에서도 트럼프의 당선이 예측되었지만, <화씨 9·11> <식코> <볼링 포 콜롬바인> 다큐멘터리 제작자 마이클 무어도 몇달 전에 이미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기도 했다.

경제학에서도 그렇지만 역사학에서는 이미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고, 그 미래의 진행 방향을 도덕적 관점에서 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트럼프의 당선 예측 실패는 바로 그런 경향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이런 행동은 이런 결과를 유발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된다'라는 식으로 미래를 예단해서 현재의 행동을 조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래는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물론 아니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첨예한 화두는 '박근혜의 하야' 요구일 것이다. 꼴통들은 대통령이 하야하면 국정이 불안해진다는 헛소리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보 개혁 세력도 마찬가지다. 세상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므로 현재에 촛점을 맞추면 박근혜는 햐야해야 마땅한 만큼 그것을 요구하면 될 일이다. 하야 요구가 더 나은지 탄핵 요구가 더 나은지 아니면 2선 후퇴가 더 나은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박근혜는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 지는 현실 정치를 담당하고 있는 야당 정치인들에게 맡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