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종교의 종말 - 샘 해리스

thinknew 2016. 7. 27. 17:22


기상청의 예보가 틀리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기후는 근본적으로 예측 불가다. 이렇게 과학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원시 부족들은 기우제를 지냈다. 이제는 이것이 미신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종교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자살 테러'와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종교가 지금까지는 순기능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역기능이 만만치않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꼭 종교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기후를 생각해 보자. 과학은 어떻게 구름이 형성되는지를 밝혀 놓았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비를 뿌릴지는 여전히 모른다. 그러나 신은 '구름 뿐만아니라 언제 비를 뿌릴지도 안다'고 신도들로 하여금 믿으라고 주장한다. 이런 믿음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필요할까? '아니다'라고 샘 해리스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이 책의 영문 제목은 'The End of Faith'이다. 그래서 어떤 번역자는 '신념의 종말'로 번역하기도 한다. 그런데 '종교의 종말'이 더 타당한 번역인 것 같다. 왜냐하면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종교는 필요없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종교 온건주의자들에 주목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종교 온건주의자들이 끔찍한 교리의 심부름꾼 노릇을 한다는 점이다."
"종교 온건주의는 세속적인 지식과 경전에 대한 무지가 낳은 산물이다. 그리고 그것에는 근본주의와 동등하게 겨룰만한 진실도 결여되어 있다."

저자는 종교 온건주의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이제 우리는 믿음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믿음이 단순한 개인 문제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실 모든 믿음은 권능을 가진 행동이 나오는 원천이기 때문에, 믿음이 행동보다 더 개인적일 수는 없다."
"증거 없이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진 그들은 세상에 대해 해이해지는 자신들을 스스로 단속한다. 따라서 더 이상의 의문을 차단하는 것은 신앙의 본성이라 하겠다."
"아무리 해롭지 않은 믿음이라도 정당화되지 못하면 끔찍한 결과들을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다."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신자들은 같은 신앙을 공유하지 않는 이들과 자신을 도덕적으로 구별하기 때문에 종교는 도덕적 일치를 가로막는 가장 큰 방해 요소 중 하나다."


저자는 종교가 폭력을 유발하는 메카니즘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사람이 증거도 없이 어떤 명제(불신자는 지옥으로 가고, 유대인은 아기들의 피를 마신다 등)가 진실임을 믿을 때, 그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잘못된 믿음이 일으킨 문제들 중 널리 알려진 예는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실험된 알코올 금지정책은 음주 증가, 조직적인 범죄, 경찰 부패라는 끔찍한 코미디를 양산해 냈을 뿐이었다. 그 금지정책이 여자기독교절제회(Woman's Christian Temperance Union)와 어떤 개신교 선교단체들의 로비가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노골적인 종교 실습이었다는 사실은 보통 잘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종교가 도덕의 근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자는 단호하게 부정한다.
"윤리에 대한 이성적 접근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실제로는 감각 있는 피조물들의 행복과 고통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우리가 깨달을 때 가능하다."
"고대 세계에도 똑똑한 사람들은 전혀 부족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이런 질문들에 대답할 물리적, 개념적 수단이 부족했던 것 뿐이다. 합의 실패는 그러한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특정한 물리적 사실들에 대해 무지함을 뜻한다."
"우리의 윤리적 직관이 생물학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은, '도덕적 의무'에 대한 종교적 개념 안에 윤리를 묶어두려는 우리의 노력이 잘못되었음을드러낸다."
"사실 우리의 윤리적 직관이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근접 정도와 감정적 중요성을 고려함으로써 추구된다는 것에는 과학적 근거가 이미 존재한다."

저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나는 비이성으로 가는 문을 닫는 데 도움을 주고자 이 책을 썼다. 신앙이 교정의 가능성에 대한 여지조차 남겨두지 않는 인간 무지의 한 형태인 반면, 그것은 여전히 우리 문화 곳곳에서 비난으로부터의 면죄부를 부여 받고 있다."
"가장 좋은 예로 신앙은 선의의 사람들이 자신의 최대 관심사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다. 최악의 상황에서 그것은 인간 폭력의 끊임없는 원천이 된다."
"우리가 깨워 줄 필요가 있는 유일한 천사는 우리의 더 나은 본성, 이성, 겸손, 그리고 사랑이라는 천사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단 하나의 악마는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것, 즉 무지, 증오, 탐욕, 신앙으로서 이는 확실한 악마의 걸작품이라 하겠다."


이 책은 종교의 필요성을 강하게 부정하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계열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종교 옹호론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신은 믿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책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신을 믿던 안믿던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할 필요가 충분하다. 강력 추천 목록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