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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자한당과 정우택의 괴이한 행동 이해하기

thinknew 2017. 6. 11. 08:07


정우택이 연일 기행을 일삼고 있다. 누가 봐도 졸은 것이 분명한데도 '명상에 잠겨 있었다'라는 '삶은 콩에 이빨도 안들어가는' 헛소리를 해대고 있다. 다음 기사에서 나오는 행태도 괴이하긴 마찬가지다. 일단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610115938163?rcmd=r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때 야당 국회의원들의 동행을 제안한 데 대해 "이 문제도 청문회 정국과 모든 것이 연계돼 있다"라고 밝혔다."

협상에서 조건을 갖다붙이는 것은 강자가 주로 써먹는 방법이다.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하는 약자의 입장에서는 조건을 논할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판을 보면 강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다. 약자는 당연히 자한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고.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제안에 조건을 붙였다. 그것도 하면 할수록 더 욕을 먹게 되는 청문회 시비걸기로 말이다. 하긴 저런 괴이한 행동이 전혀 이해불가는 아니다. 지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야당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면 다음 총선이 아직 3년 가까이 남아 있다는 점 뿐이다. 그 전에 야당으로서는 뭔가 반전을 꾀해야 하는데, 당장은 마땅한 꺼리가 없다. 그러니 게기는 것 외엔 달리 도리가 없긴 하다. 물론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건설적인 태도도 있지만 그걸 알았으면 그동안 꼴통당이란 소리를 들었겠나.

정치학자들인 폴 피어슨과 제이콥 해커는 '부자들은 왜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라는 책에서 정치인들이 무대뽀로 게기는 것을 '표류'라는 고상한 언어로 표현했다.
"다시 말하면 표류란 미국의 입법 과정에 대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교과서적 시각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무 정책도 내놓지 않는 소극적 형태의 공격 정치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무대책과는 다르다. 표류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는데 첫 번째는 거대한 경제, 사회적 변화가 기존 정책의 허점을 공격하거나 잠식하면서 미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책들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실현 가능한 대안이 있는데도 모른 척하고 거기에 맞춰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묘히 정치 방해 활동을 펼치는 강력한 이익집단의 압력때문이다."
이 '표류'라는 정치 행태가 먹히는 메카니즘은 다음과 같다. 자한당 입장에서는 이미 먹을 욕은 충분히 먹었으니 게긴다고 너 나빠질 건덕지가 별로 없다. 그래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기만 할 뿐 일을 진척시키지 않으면 사람들은 변화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화풀이 대상을 원래 문제를 일으킨 자한당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다른 당사자인 대통령과 여당에 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은 어떻게 하든 자한당의 땡깡을 달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뭔가 떡을 나누어 줄 수 밖에 없다. 이게 꼴통들이 노리는 것이다.

천만다행이게도 대한민국 국민은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무엇을 보면 아냐고? 지금 '노무현입니다'가 계속 역주행 흥행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 행보를 보면 자한당의 땡깡을 비판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달래려는 제스처를 취하지도 않고 있다. 건드릴 방법이 없으니 제 풀에 나가 떨어지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장관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통과시켜 줄 때까지 기다리면서, 야당의 동의 절차가 필요없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도 그동안 적폐가 워낙 심해서 제대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니 제 풀에 나가 떨어지지 않을 재주가 없는 것이지. 벌써 자한당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아예 자신들을 배제하고 일을 하고 있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판이다. 다 자업자득이지 누굴 탓하겠는가. 자한당 저 꼴통들이 어떻게 소멸해 가는지를 느긋하게 즐겨 보자. 요즘처럼 뉴스가 흥미진진한 적이 언제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