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자칭 보수'들만 모르는 김정은의 태도 변화 이유

thinknew 2018. 4. 4. 10:05

 

게임이 현실로

 

지금 남북 관계에 경천동지할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남측 공연단의 공연에 김정은이 직접 참석하는가 하면, 김영철은 제입으로 자신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고 농담할 정도이니 말이다. 오죽하면 찌라시들도 '김정은이 변했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일단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80403044309310?rcmd=rn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달라졌다. 밖으로는 핵 무력을 과시하고, 안으로는 숙청을 감행하며 ‘매드맨’(미치광이)으로 불리던 그였다. 올해 들어 신년사를 기점으로 대남 화해 메시지를 발신하기 시작하더니,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약속을 연달아 잡았다.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던 남한 공연을 칭찬하고, 걸그룹 ‘레드벨벳’을 입에 올리는 유연함을 보였다. 정상(正常) 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과 함께 준비된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남한보다 군사적으로 우세여서 미국이 방어해 주지 않으면 남한의 안보가 위태로워지며, 북한 핵이 남한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어서 더더욱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그렇게 믿도록 하기 위해 자신들도 그렇게 믿어 버리는 '자칭 보수'들의 눈에, 지금 북한과 김정은이 보이는 행동이 기사에서도 보듯 파격의 연속일 것임이 분명하다.

 

이런 파격은, 평창 올림픽 전 김여정이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와서 문대통령에게 전하며 한 말, '가급적 빠른 시간에 남북 정상이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남북 관계가 10년 가까이 경색되었던 터여서, 그때는 그런 김여정의 행보가 긴가민가 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을 지나면서, 그리고 남한 공연단이 북한에서 두 차례나 공연하면서 북한 김정은이 보여준 태도에서 북한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북한이 남한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이미 1970년 대 말부터 나온 분석이다. 게다가 남북의 경제력이 역전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점점 확대되어 감에 따라 북한의 목적은 오직 하나, 체제 보장이었다. 그건 최근에 기밀 해제된 문서에서 북한이 연방제 통일을 제안했다는 것에서도 유추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지금, 김정은이 보이는 저런 유화적인 제스쳐는 문대통령이 누누히 강조한 '흡수 통일은 없다'는 말을 김정은이 믿는다는 뜻이다.

 

남북 관계가 본격적으로 유화 분위기로 접어드는데 물꼬를 튼 것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이었다. 이게 기가 막힌 묘수인 것은, 소는 말할 것도 없고, 소를 싣고 간 트럭까지 북한에 두고 옴으로써, 자연히 경제 원조를 한 셈이 된 것이었다. 그런 다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도 지속적으로 북한의 체제를 건드리지 않을 것임을 여러 경로로 전달함으로써 평화적 통일을 위한 전초 기지를 확고하게 마련했다. 그걸 다시 냉전 시대로 되돌린 것은 이명박과 박근혜였다.

 

북한의 체제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북한도 중국식 개방 모델을 받아들일 용의가 충분함을 최근의 북한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중국이 번영을 누리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달리 도리가 없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왕에 개방할거면, 남한과의 협력이 (남한이 체제 보장에 동의만 해 준다면) 중국과의 협력보다 더 효율적일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걸 지금 북한 김정은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석을 하지 못하는, 또는 해서는 안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은 '자칭 보수'들이었다. 그러니 너무나 뻔히 보이는 김정은의 행보가 파격으로 보이는 것이다. 색깔론은 이미 약발을 다했고, 자칭 보수들도 한줌도 안되게 쪼그라든 만큼 이제 남북이 함께 손잡고 번영의 길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그걸 하나씩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어찌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